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드디어 제21대 국회가 출발했다. 이번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지대하다. 이미 우리는 지난 4.15 총선에서 66.2%라는 역대급 투표율을 통해 이를 확인한 바 있다. 지금 온 국민의 시선은 국회를 향해 쏠려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수준 높은 국민 의식과 체계적인 방역시스템, 의료진의 남다른 헌신 덕분에 코로나19 극복의 기준국이란 국제적 신뢰를 얻고 있지만, 여전히 감염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국회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길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안전망을 구축해서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하루빨리 일상을 찾아달라는 간절한 염원이 반영된 것이다.

또 하나는, 지난 20대 국회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21대 국회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가 반영된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국민의 신뢰를 잃기에 충분했다. 이제 국민은 그런 모습을 또다시 목도하고 싶지 않다.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당리당략에만 급급한 구태를 보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국회가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평가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제 국민의 눈은 21대 국회로 향하고 있다. 국회는 거대 여당에 거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는 만큼 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이전과는 차별화된 밑그림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두 가지만 강조하고 싶다. 

첫째, 소통과 협치의 정치를 보여 달라. 우리 국민은 지난 4년간 국민의 뜻을 전달해야 할 민의의 전당에서 막말과 고성이 오가며 몸싸움이 벌어지고, 파행을 일삼는 모습을 수없이 지켜봤다. 이 때문에 민생을 위한 법안 처리는 지연되고 국민의 기다림은 하염없이 길어졌다. 결국, 20대 국회가 막을 내리도록 법률안 처리율을 40%도 채우지 못하는 매우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국민은 더 이상 싸우는 정치를 바라지 않는다. 대화와 협치를 통한 품격 있는 국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 국회의 세계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다툼은 불통을 야기할 뿐이다. 심지어 국회 내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불통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부디 일하는 국회의 모습, 보다 달라지고 성숙해진 국회를 보여주길 바란다.

둘째, 국민과 지방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 국민의 삶을 외면한 정치는 국민에게 외면받기 마련이다. 지방의 목소리를 외면한 정치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하며, 지방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대전과 충남이 혁신도시 추가 지정의 길을 열 수 있게 된 것도 소외감과 역차별을 호소하는 지방의 목소리가 국회에까지 전달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더더욱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 민생부터 챙기는 정치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지역민을 대표하는 우리 지방의회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 그동안 우리 지방의회는 행정안전부와 국회를 찾아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국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해 큰 아쉬움과 실망만을 남겼다. 이제 출발한 21대 국회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적극 나서주길 기대하며, 지방의회의 목소리가 지역민의 뜻이자, 국민의 목소리임을 잊지 않길 바란다.

논어에서 정치는 바로잡는 것이라 했다. 앞서 강조한 두 가지 중 하나는 국회를 바로잡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민의 삶을 바로잡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국민은 서로가 힘을 모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21대 국회에 내려진 국민의 엄중한 명령임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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