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시간 보내는 반려견 가족 (사진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업이 위축을 받으면서, 새로운 돌파구로 반려동물 여행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반려동물에 빗장을 내걸었던 지방자치단체와 호텔, 여행업체까지 반려동물 가족을 모시는 데 발 벗고 나섰다.

◇ 달라진 지방…반려동물 유치에 '올인'

지방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반려동물 동반이 어려웠던 지방에도 반려동물 가족이 여행할 곳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 통영케이블카 "반려동물 데리고 타세요" = 경남 통영케이블카는 개, 고양이와 함께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펫 프랜들리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다.

강아지, 고양이 스티커를 붙인 반려동물 전용 케이블카는 총 2대로, 반려동물을 동반한 고객만 탑승할 수 있다.

탑승객 한 명당 케이지에 넣은 반려동물 1마리를 동반할 수 있으며 1대당 승객 4명, 반려동물 4마리까지 태울 수 있다.

문경새재에 문 연 '반려동물 힐링센터' (사진제공=연합뉴스)

▲ 문경새재에 '반려동물 힐링센터' 개장 =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 인근엔 반려동물 힐링센터가 개장했다.

센터에는 보관소(반려동물 호텔)를 비롯해 휴게실, 동물 미용실, 잔디 운동장 등이 조성됐다.

주인이 문경새재를 관광하는 동안 반려동물이 센터 내 보관소에서 휴식하거나 잔디밭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한다.

▲ '오수의 개' 임실군 야심만만 반려동물 프로젝트 = 전북 임실군 오수면은 불이 난 것을 모르고 잠든 주인을 온몸에 물을 적셔 구하고 숨졌다는 충견 설화의 배경지다.

임실군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80억원을 들여 오수면 '오수의 개' 관광지 일대 12만㎡ 부지에 반려동물지원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 도심 호텔도 반려견 존(Zone) 구성

반려동물이라면 질색을 하던 서울 시내 호텔들도 달라졌다.

"주인님 저 혼자 자야 하나요" (사진제공=연합뉴스)

▲ 레스케이프 호텔 = 서울 중구 레스케이프 호텔은 오픈 초기부터 반려견에 대한 색다른 서비스로 주목을 받던 곳이다.

호텔 9층 전체가 펫 전용 플로어로, 반려견이 묵을 수 있는 객실(14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또 호텔업계 최초로 차이니즈 레스토랑인 팔레드 신에 반려견을 동반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펫 존을 구성했다.

이 밖에 반려견 유모차도 대여해주며, 반려동물과 식사를 할 수 있는 '다인 위드 프랜즈'(Dine With Friends) 패키지 등 다양한 펫 패키지도 운영 중이다.

반려동물 동반 객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소노호텔&리조트 = 최근 홍천 비발디파크에 반려동물 전용 리조트인 소노펫클럽&리조트 문을 열었다.

1개동 전체가 애견객실과 부대시설로 구성됐다. 플레이그라운드와 펫카페, 펫보딩(반려동물 위탁) 등의 시설을 갖췄다.

특히 다음 달 1일부터는 숙박 시설과 식사 공간 이용에 큰 제약을 받아왔던 대형견들까지 비발디파크에 투숙할 수 있다.

또 소노캄 고양 호텔에도 애견객실 26실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동물병원과 재활센터, 펫보딩, 펫카페, 펫뷰티 센터 등 시설을 갖췄다.

반려견 가족을 위한 다이닝(사진제공=연합뉴스)

▲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 최근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반려견 뷔페'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호텔의 '온 더 플레이트' 야외 가든에서 소형견(5∼7kg)과 견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 반려견 여행상품 출시 잇따라

평창 육백마지기 반려견 여행(사진제공=연합뉴스)

▲ 평창 '멍 포레스트 인 평창' 여행상품 = 펫츠고트래블은 평창군과 함께 '멍 포레스트 인 평창' 여행상품을 판매했다.

KTX 평창역에 내린 뒤 평창관광택시를 타고 평창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고 강변에서 우아한 식사를 하는 하루짜리 코스다.

반려견 가족은 우선 평창읍의 바위공원에서 클래식 연주와 팝페라 가수의 공연이 열리는 가운데 반려견들과 함께 스테이크를 먹었다.

이들은 이후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온을 자랑하는 '청옥산 육백마지기'로 옮겨 샤스타 데이지 꽃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KTX로 귀경했다.

기차여행 전문 여행사인 해밀여행사도 강원도 양양의 반려견해수욕장 '멍비치'를 다녀올 수 있는 '멍비치 KTX 기차 패키지'를 출시했다.

평창군 관계자는 "단체여행이 급감해 고심하다 소규모 그룹 여행이 먹힐 것으로 내다보고 반려견 여행상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마니아층을 공략한 결과 뜨거운 반응이 터져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 익숙하지 않은 반려동물 여행…각별한 주의도 필요

반려동물 전문가들은 두말할 것 없이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려동물 가족의 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의사 설채현 씨는 "반려동물을 동반하고 떠나는 여행이 정착되고 있는 현실이 기쁘다"면서도 "반려견과 느끼는 행복을 느끼는 요소가 사람과 다르므로 반려견이나 반려묘에 각별히 더 신경을 써야 함께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긴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반려동물들은 의외로 차멀미를 심하게 할 수 있기에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또 평소와 다른 환경을 접하게 되면 흥분하기 쉬워 크고 잦은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다음 강사모(강아지사랑모임) 대표인 최경선 박사는 "반려동물과의 여행이 활성화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반려동물이 다른 개 등을 만나면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어 반드시 목줄을 하게 하고, 배변 봉투를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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