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침수된 KTX천안아산역 인근 지하도.(사진제공=연합뉴스)

[충남일보 정서윤 기자] 시간당 60㎜의 기록적인 폭우로 주민들의 피해가 컸던 천안시가 3년 전인 2017년 7월에도 똑같은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나타나 지역 내 도로의 구조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6일 아침 7시까지 평균 누적 강수량 266㎜를 기록한 천안은 상가와 주택이 물에 잠겼고 하천 범람, 도로유실, 농가 침수 등의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신방동 홈플러스 앞 지하차도는 물에 잠겼고 도로 위 불어난 물에 차들은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또 KTX 천안아산역 인근과 서북구 이마트 앞 도로는 물바다로 변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은 움직이지 못하고 입구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른 채 지켜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2017년 역시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신방동 하상도로는 빗물이 들어오며 통행이 금지됐고 KTX 천안아산역에 주차된 차량 또한 물에 잠겼다. 이 두 곳은 천안지역 내 신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상습 침수구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KTX 천안아산역 주차장은 도로보다 한참 밑에 조성된 저지대로, 모든 비가 주차장으로 흘러드는 구조다. 이에 아파트와 도로를 조성하면서 배수로 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천안시는 도로에 쌓인 담배꽁초 등 이물질이 배수로를 막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돈 시장은 "도로변 배수구 등은 집중호우에 대비해 개방된 상태로 유지돼야 하는데 담배꽁초 등을 거리에 버리면 배수시설이 막혀 빗물이 빠지지 못한다"며 "이번 집중호우를 계기로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지 않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상 이변으로 내린 폭우가 평소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며 이번 피해가 신도시 조성과정에서 생긴 문제뿐만 아니라 국지성 폭우로 인해 생겼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한편 천안 등 충남지역에 내려졌던 호우경보·호우주의보가 6일 모두 해제됐으며, 정부는 폭우 피해가 큰 천안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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