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민주주의 중심을 잡아 줘야 할 중추 기관들이 한 부처 장관의 아들을 살리려고 발 벗고 나섰다. 그 꼴이 매우 추하고 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한없이 창피하고 서글프게 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댄 말이 논란을 빚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추 장관 아들에 대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추켜 세웠다.
우리나라 군인들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인데 본분에서 추 장관의 아들 외 다른 군인들은 벗어나고 있다는 말인가? 야권에서는 당장 부적절하다면서 "장관 아들 한 사람 구하려다 집권 여당이 이성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은 언론에 문자메시지로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면서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논평하겠다"고 사과문을 보냈다.
요즘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추 장관 아들 사태에 대처하면서 곳곳에서 입을 맞추기 위해 충성 경쟁하듯 ‘서일병 무죄’를 뒷받침하는 변명과 증거를 내보이느라 발 벗고 나섰다.
추 장관과 아들을 살리려고 말도 안 되는 대목들이 흥미롭다.
권익위는 추 장관의 아들 서일병 휴가 미복귀 사건을 최초로 폭로한 당직 병장이 공익제보자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다가(공익제보자로 분류되지 않으면 신변 보호를 받지 못한다)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난타 당하자 깊이 검토해보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렇게 정권의 충견 짓을 하면서 국민 세금을 쓰고 있으니 국민들의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추 장관의 아들 서일병의 ‘황제 군 복무’를 허용한 국방부도 사태 초기부터 시종일관 군의 전통적인 규칙을 지키며 복무하고 있는 일반 병사들보다는 엄마 찬스를 이용해 휴가를 사후에 연장해 주도록 부탁한 특권 병사 편에 서 그를 변호해 왔다.
국방부도 권익위처럼 원칙 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번 추 장관 아들의 수사를 펴고 있는 검찰도 예전의 검찰이 아니다. 사실상 추 장관의 검찰 개혁 탓(?)인지 추 장관를 위한 검찰로 돌아가 짜 맞추기식 수사라는 인상이 풍겨 국민들의 눈에 거슬리게 하고 있다.
자꾸만 감추고 덮으려는 ‘추 장관 편들기’ 행태는 하나 둘이 아니다. 이번 되살아난 군 녹취 파일과 은폐 의혹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니 최종 수사 결과를 과연 누가 믿으려고 하겠는가.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망가지고 있는가?
진실은 검찰 수사로 밝혀질 것이다. 추 장관은 고위 공직자인 법무장관이여 진실을 스스로 투명하게 밝히는 게 도리다. 애당초 그렇게 했더라면 의혹이 일파만파를 일으키지도 않았을 것이며 둘째 딸의 프랑스 비자 민원, 첫째 딸 레스토랑의 정치자금 사용 논란, 남편 행적까지 번지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