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또 무산됐다. 10년을 허비하고 다시 원점이 되어버린 것이다. 시민 입장에서 허탈하고 답답한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대전시 복합무능’이다.

대전시는 개발사업자의 사업수행 능력 부족을 표면적 원인으로 들고 있다. 개발사업자가 사업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받지 못해 불가피하게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망설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허술한 협약 내용도 한몫했다. 해제절차를 밟기 위한 시간만도 몇 개월을 허비한 것이다. 이 시간 동안 사업자와 대전도시공사 사이에 갈등만 키워왔다.

시민들은 그것도 모르고 가슴 졸이며 실낱같은 희망으로 몇 개월을 기다렸다. 이 와중에 KPIH는 법정싸움을 이어가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 사업자는 이번 협약 불이행 원인이 자신들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대전시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의 끝은 어디인가? 무능과 무책임을 떨쳐내기 위해 대전시는 이제라도 시민에게 사업무산 원인이라도 제대로 진단하고 그 진단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공익성을 강조하면서 100% 민간개발사업으로 진행한 이유와 사업수행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현 사업자가 선정된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민간개발로 진행될 만큼 충분한 사업성을 보장했는지, 사업성과 공공성 사이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닌지 분석해 보아야 한다. 또한 대전시는 왜 그동안 KPIH에 끌려다니기만 한 것인지, 법정싸움이 향후 사업추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 것인지도 입장을 표해야 한다. 사업자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전시가 미리 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한참을 주저한 이유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

대전시는 다음달까지 공영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지만 또 수박 겉핥기로 시민 눈만 가리려 들면 안 된다. 시는 사업 가능성을 높이는 것과 사업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기업 참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공모 자격을 강화하려 한다고 한다. 이 내용은 지난 번 공모에도 포함된 주요 사항이다.

현 사업도 건폐율과 용적률을 확대해 사업성을 높여 사업자를 선정했다. 이것만으로는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는 것인지, 더 좋은 사업성을 보장하려면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면밀히 따져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복합환승센터 고유 목적인 공공성이다. 대전시는 물러설 곳 없는 절벽에 선 절박한 심정으로 마지막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