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배영준 기자]충남도건축사회는 충남도 도청사 앞에서 정부의 건축사 자격 남발과 관련해 건축사 생존권 사수를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건축사 자격 남발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건축 시장을 회복불능 상태로 빠뜨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건축사 자격 시험 연 1회 시행을 강력히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최근 대한건축사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건축물의 안전과 직결된 건축설계 감리 권한을 부여받는 건축사 자격시험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격을 남발하는 식으로 허술하게 시행한다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전국 17개 시도 건축사회에서 이와 관련해 강력하게 시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정부는 연 1회 실시하던 건축사 자격 시험을 올해부터 2회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62일 건축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제도가 시행됐다. 2회로 확대되면 수험생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매년 6~8월 시험 준비로 인해 겪던 건축사사무소의 인력난도 덜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연간 배출되는 건축사가 크게 늘고, 시험도 쉬워지면서 건축사 시장이 어지러워질 것이라고 건축사협회 측은 우려한다. 건축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전국 건축사 자격자는 24382명이고, 활동하는 건축사는 16725명이다. 1회 시험 때 전국적으로 600~700명 정도가 합격했다. 그런데 올해 6월 실시된 1회 시험에 1306명이 합격했다. 26일 실시될 2회 시험까지 합치면 평년의 약 4배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회 시험에서 합격자가 크게 는 것은 일단 응시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건축사협회 측은 본다. 올해 1회 시험에는 7068명이 지원했다. 이는 건축 분야 유경력자(5)가 예비시험(지난해 폐지)을 통해 건축사 시험을 칠 수 있는 시점이 2026년까지여서 응시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는 미리 예비시험에 합격한 경우가 아니라면 5년제 건축과를 졸업해 3년 실무경력을 쌓아야만 건축사 응시 자격이 부여된다.

건축사협회는 시험 자체도 쉬워졌다고 본다. 올해 합격률은 18.5%. 절대 평가로 8~10% 안팎에서 합격자가 배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것이다. 건축사 시험은 과목별 합격제3과목 모두 합격해야 된다. 대지계획(배치계획·대지분석), 건축설계1(평면설계), 건축설계2(단면설계·구조계획)를 보는데, 3과목 중 일부만 합격한 경우 ‘5년 내 5회 시험에서 해당 시험을 면제한다.

김양희 회장은 건축사는 전문지식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격자라고 말하며, 성과위주의 미흡한 검증으로 건축사 자격남발 시 과당경쟁에 의한 덤핑, 저품질의 건축물을 양산하는 결과가 생길 것이며, 또한 1년에 두 번 전문자격시험이 시행되는 국가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온갖 불법을 부채질하게 되어 안전사고의 피해는 결국 국민이 안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정부는 자격시험을 연 1회로 환원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력히 말했다.

한편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협회장은 청와대와 국회, 국토부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통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며, 오는 28일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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