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연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연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지은 기자]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일시 중단된 이후 무료 접종을 기다려온 부모들 사이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전의 일선 병원에는 유료 백신을 접종하러 온 이들이 몰리기도 했다.

정부는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되는 22일 예방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만 13~18세 청소년이 대상인 이 백신은 아직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문제가 생겨 품질을 확인할 때까지 예방접종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이미 공급된 백신도 품질 검증을 거친 뒤 순차적으로 공급키로 했다. 품질 검증까진 2주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정부의 발표 후 이날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청소년과 임산부 대상 접종이 연기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병원과 보건소에는 백신 접종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지역 커뮤니티에는 예방 접종 여부를 묻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유성구에 사는 시민 A씨는 “정부 발표를 보고서 유료 주사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불안해서 못 믿겠다”며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독감 백신마저 문제가 생기니 무엇을 믿을 수 있겠냐”고 한탄했다.

학부모 B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무료로 접종하러 갈 계획이었는데 다 틀어지게 됐다”며 “불안해서 올해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더니 또 등교할 때 문제가 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료라도 접종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한 학부모는 “지금까지 예방접종은 매번 맞히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로 걱정이 돼 그냥 넘어가기엔 더 불안하다”며 “예방접종은 부작용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 독감에 걸릴 시 코로나19 의심에 이어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염려가 크니 곧 접종하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선 병원에는 무료 접종이 연기되자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온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유성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방 접종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해 의사 1명당 100명씩 접종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며 “이번 정부 발표로 인해 무료로 맞히려다가 유료로 변경해서 데려오는 부모들도 간혹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구의 한 병원 관계자도 “일부 업체의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지 다른 백신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어 병원에서도 예방접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며 “무료 접종이 미뤄졌지만 면역력이 약한 경우엔 시기를 놓치면 더 큰 일을 당할 수 있기에 이를 우려한 이들이 병원을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