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섭 주필

‘과욕초화(過慾招禍)’라는 고사 성어가 있다. 지나친 욕심은 재앙을 초래한다는 뜻이다. 지나친 욕심은 결국 화를 부른다는 말도 따른다. 한 어부가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가 해상사고를 당한 것이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된 적이 있다.
베트남의 한 해안에서 고기잡이 중인 어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어부는 바다 위에서 배가 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꼈다. 물이 점점 배 안으로 차올랐다. 어부는 손을 흔들며 인근 배를 향해 구조 요청을 했다.
멀리서 조업을 하던 어선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순간 물이 차기 시작한 어부의 배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가라앉고 말았다, 어부 역시 물에 빠졌다. 이 배의 침몰 원인은 어부의 너무 많은 욕심 때문였다.
과욕을 부린 어부는 다행스럽게도 구호의 손길을 보고 달려온 다른 배에 의해 목숨은 무사히 구조됐다. 이처럼 욕심을 채우려는 헛된 꿈은 몰락으로 내딛기 마련이다. 비슷한 말로 "과욕파장(過慾破腸)!"이다.
"온전한 삶을 살아가고 싶거든 적당한 선에서 공정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게 순리다. 과욕이 심하면 배가 침몰하고 힘들게 잡은 물고기도 분을 넘어 채우다 보면 모든 것이 끝장을 볼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항상 과욕은 제명을 다 살지 못하고 과욕 파장을 맞기 마련이다. "분에 넘치게 담으려 하거나 즐기려 하면 추하고 치졸해지며, 추악하고 치졸한 욕망을 채우려 할 때는 문공(蚊公)의 생을 닮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내리는 굴절 없는 빗소리만 해도 그렇다. 국민들의 여론처럼 "장맛비에 침수로 많은 피해를 입는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노심초사 불안한 마음을 졸이며 밤을 지새웠을 정도로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
물론 장마가 오면 대기 중의 미세먼지까지도 말끔히 씻어내리기 때문에 가슴을 답답하게 누르고 있던 모든 것들을 쓸어내려 개운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바람이 세차고, 천둥번개가 요란스러우면 후폭풍 때문에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빈대떡을 부쳐놓고 좋은 얘기로 비를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정치권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장마 빗소리보다 더 요란스럽고 어부의 과욕처럼 느껴지는 사건들이 꼬리를 내리지 못하고 천둥번개처럼 요동치고 있다.
검찰은 그중 하나인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자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추 장관 역시 추석 연휴에도 페이스북에 "정쟁의 도구로 삼은 무책임의 세력들은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 저항에도 여전히 추 장관은 일부 정치권과 언론을 향해 분노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 사건을 놓고 공정과 반칙에 많은 청년들과 국민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러 들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추 장관은 그동안 국회에서  "소설 쓰시네"라고 비아냥댔고 "억지와 궤변을 책임질 수 있느냐"라며 오히려 훈계하고 다그쳐 듣는 이들에게 말문을 막기도 했다. 아가사창(我歌査唱)이라는 고사 성어처럼 '내가 부를 노래를 다른 사람이 부른다'는 뜻으로 비난받아야 할 사람이 도리어 뻔뻔하게 큰소리친다는 의미와 같았다.
검찰의 무혐의 처리가 면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일 것이다. 추 장관은 지금이라도 '진솔한 사과'만이 과욕에서 벗어나는 지름 길 일 수도 있다. 애초에 사안이 불거졌을 때 '자식 가진 부모로서 송구하다'며 낮은 자세로 해명했었다면 이토록 논란이 확대되지는 않았을 줄 모른다.
추 장관은 이번 사건에 더 이상 발언을 멈추고 겸허한 자세와 침묵만이 자신의 과욕 파장을 그래도 가라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