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연합뉴스)

노벨상 선정 시즌이 다가오지만 순수과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문학 역시 한국인은 수상권과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다. 미약한 문화적 기반과 문단 토양, 유행을 좇는 특유의 쏠림 등으로 인해 보편적 예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해마다 거론됐던 이름들이 있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면 후보에 들지 못하는 등 내부 자가발전으로 드러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젠 국내 독자들도 이런 뜬소문을 '늑대소년 우화'처럼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실제로 꾸준히 언급돼온 작가도 있다. 바로 독창적이고 관념적인 작품 세계로 잘 알려진 이승우(60)이다. 그는 200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르 클레지오로부터 한국에서 수상 가능성이 가장 큰 작가로 지목된 적도 있다.

때마침 노벨상 시즌을 앞두고 프랑스의 한국 문학 전문 연구자가 이승우의 작품 세계를 연구한 비평서를 내놨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교에서 한국학 과목을 창설하고 주임 교수를 역임했던 장클로드 드크레센조의 '다나이데스의 물통 - 이승우의 작품 세계'(문학과지성사·이현희 역)이다.

저자는 프랑스에 번역돼 소개된 이승우 장편소설 6권의 문학성과 예술성을 꼼꼼히 파헤친다.

특히 '생의 이면', 식물들의 사생활' 등 주요 작품 속 이미지와 상징, 서사 체계 등을 분석해 앙드레 지드, 헤르만 헤세, 프란츠 카프카, 도스토옙스키 등 유럽 대문호들의 작품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탐구한다.

자전적 글쓰기를 고수하면서도 기독교적 원죄 의식을 바탕으로 내밀한 고해를 통해 구원을 추구하는 이승우의 소설이 세계 문학과 어떻게 보편적 접점을 형성하는지 저자는 꼼꼼히 파악한다.

저자는 현재 한국 문학 번역가로 일하면서 한국문학 전문웹진 '글마당'과 한국 문학 전문출판사 '드크레센조'를 운영 중이다.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을 받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