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독일 통일(1990년 10월 3일) 30주년이다. 동유럽 붕괴와 유럽 냉전의 해체도 3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한반도는 유일한 분단의 땅으로 남아 냉전 지속과 평화 부재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북연락사무소가 폐쇄되고 개성공단이 파괴되는 등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통일의 역사는 우리가 참고할 유일한 통일 교과서라고 하겠다.

책은 한반도의 분단 현실에서 주목할 내용에 초점을 맞추되 독일 통일의 역사에 대한 인습적 이해를 넘어 평화에 이르는 새로운 모험과 도전의 길을 제시한다. 불안, 접근, 신뢰, 인권, 혁명, 공세, 대안, 외교, 통합, 연합 등 10개의 키워드를 통해서다.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흡수 통일'이 낳은 통일 독일의 문제들을 딛고 독일 통일의 과정에서 제시된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으면서 한반도의 평화 정치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모색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 같지만, 분단 극복은 '불안' 대신 '신뢰'를 쌓아가는 데서 출발한다는 견해도 다시 한번 깊이 새겨둘 만하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자 6ㆍ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