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탕을 제대로 끓이려면 통북어를 방망이로 두드려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 껍질을 벗기고 뼈와 가시를 발라낸 살을 굵직하게 찢어서 물에 잠깐 불렸다가 끓인다.

술에 취한 남편을 위해 새벽에 아내가 북어탕을 끓이는 모습은 TV 드라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남편 대신 통북어를 방망이로 두드려가며 화풀이를 해대지만 알코올로 혹사당한 남편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려는 아내의 진득한 사랑을 가장 확실하게 표현해 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도 드물다. 갓 잡아 싱싱한 것은 '생태'로, 냉동한 것은 '동태'라고 부른다. 한겨울 동안 얼렸다 말렸다 하기를 20회 이상 반복한 것을 '황태'라 하고, 소금에 절인 것을 '염태'라고 부른다. 지금은 동해에서 명태가 잡히지 않지만 러시아산 명태를 가공하는 덕장은 아직도 강원도에 많이 있다. 다 큰 명태를 60일 정도 말린 것이 '북어'이고, 어린 명태를 말린 것이 '노가리'다. 꾸덕꾸덕하게 반쯤 말린 것은 '코다리'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해장국에 쓰는 것이 바로 북어다. 요즘은 온도 차이에 의해 노랗게 살이 부풀어 오른 '황태'도 많이 사용한다. 북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산뜻하며 간에 좋은 메티오닌 같은 성분이 많아 알코올로 혹사당한 간의 숙취를 확실하게 풀어준다.

이런 북어를 주재료로 만든 북어탕 맛집을 소개하려 한다.

대전 중구 중촌동(선치과 병원 후문 주차장)근처에 위치한 이순옥 서울 북어집이다. 서울 북어 집은 대표(이순옥)씨에서 2대 아들 강성기 씨가 운영하는 북어탕 맛 집으로 주당들에겐 소리 소문 없이 꽤나 유명한 곳이다.

대표음식은 당연히 북어탕 이지만 북어탕(8000원) 외에도 술안주로 좋은 북어찜(1만5000원, 1만8000원), 황태찜(2만2000원), 황태구이(1만5000원, 2만2000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어탕은 마치 손님이 7성급호텔에서 먹는 듯 정갈하게 나온다.

기본 반찬으로는 젓갈과 배추김치, 백김치, 부추, 다진 청양고추와 빨간 고춧가루가 다지만 기본 찬 외에 다른 반찬이 필요할까 싶다.

이 집에 북어탕은 맑은 육수에 무, 두부, 파, 부추, 팽이버섯, 고명이 올라간다. 몰라서 못 먹어 봤지만, 한번 맛보면 누구든 쉽게 단골이 되어버린다.

이 집은 다른 식당에 비해 무척이나 친절함이 몸에 배어있는 곳이다. 그래서 인지 속이 울렁거리는 몸을 이끌고 찾아가는 이집은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속도 기분이 달라지는 곳이다.

가까운 지인과 함께 술을 하거나 속이 불편해 북어탕이 생각이 난다면 서울 북어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 401-15번지(매주 일요일 휴무)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 오후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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