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밴플리트 수상 소감과 관련한 중국의 생트집이 세계 각국의 비난 여론속에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분위기다. 한국과 미국 양국이 함께 겪었던 한국전쟁이라는 고난의 역사를 언급한 방탄소년단(BTS)의 ‘벤플리트상’ 수상 소감에 대해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트집을 잡아 격앙했다.

당시 함께 희생된 수많은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는 등 중국을 모욕했다는 억지 주장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객관성을 상실한 채 “BTS가 중국 네티즌들과 팬들의 감정을 해쳤다”며 도를 넘는 감정에 불을 붙이기까지 하는 등 생트집을 잡아 어안이 벙벙하게 했다.

BTS가 말한 소감의 요지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이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정도였다. 흠 잡을 데 하나 없는 이 말을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동맹국이 입은 손실마저도 인지했어야 했다”고 생트집을 부렸다.

BTS는 그동안 유엔 총회 초청연설 등을 통해 인류평화를 특별하게 강조해 왔다는 사실을 중국인들이 모르지 않는데도 중국 네티즌과 언론이 ‘중국 모욕’ 운운하며 달려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BTS를 내세운 광고와 행사가 중단되는 피해를 입는 등 중국 내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중국은 2016년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용지를 제공했던 롯데가 무차별 공격을 받았고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는 우리나라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광고가 끊기는 등 곤욕을 치렀다.

또 최근엔 가수 이효리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예명을 '마오'로 정했다가 중국 초대 주석인 마오쩌둥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옥 쪼임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일로 세계의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중국 외교부가 진화에 나섰고 환구시보도 관련 기사를 서둘러 삭제했다.

이런 와중에 BTS의 인기는 더 가열됐다. 문화에 정치를 끌어들이는 시도는 조폭 식 패권주의다. 지금 중국 외교의 현주소다. 무서워할 필요는 없지만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한심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시진핑 집권 이후 역사 미화가 심화되면서 중국의 패권주의적 행태는 도를 넘고 있다. 이젠 9억 명이 넘는 누리꾼을 동원해 상대국 기업과 정부를 공공연하게 위협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데 그런 오만한 행태로는 결코 국제사회의 지지와 신뢰를 얻을 수 없음을 깨달아야할 것이다.

중국은 국제회의 등 기회 있을 때마다 대국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진정성이 부족함을 보여줬다. 자기주장에 따르지 않는다고 이웃과 친구를 겁박한다면 신뢰를 얻을 수 없을텐데 우리에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임명섭/주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