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당대표.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당대표.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한내국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간 대선 기선잡기가 가열되면서 대선기선잡기 신경전도 커지고 있다.

18일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에 따르면 경쟁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당내 지지기반 다지기에 주력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이재명 경기지사는 선명성 있는 발언과 차별화된 정책을 내세우며 대중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7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이후로 각종 현안에 목소리를 낸 이재명 지사는 더욱 진보색채가 짙은 정책 어젠다를 쏟아낼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반해 이낙연 대표도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며 당내 주도권을 강화할 움직임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우 무엇보다 '인구 1,300만명'의 경기도정을 이끌며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이재명표 정책'을 과감하게 부각하는 등 자신감있는 행정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 측근은 "이 지사가 제시해 온 논란의 정책들이 민주당 지지층의 지향성과 맞아떨어지면서 최근 지지율이 오르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운영은 힘들지만, 도정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발언이나, '흙수저 대 엘리트' 구도를 연상시키는 언급도 존재감을 부각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이 지사 측 판단이다.

다만 특유의 '사이다 발언'이 가끔 역효과를 내는 상황은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실제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 논의 당시 선별지급 방침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갈 것"이라고 우려했다가 '대통령 차별화'라는 친문계의 정치적 억측을 낳으면서 역풍을 맞은 바 있다.

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발언할 때마다 사람들의 주목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도층 성향까지 고려한다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지지율을 높이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도 했다.

반면 이낙연 대표는 당권을 토대로 균형감 있는 기조를 유지하며 유력 대권주자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리감찰단 및 혁신위원회, 각종 정책 태스크포스(TF)를 내세워 당조직 장악력을 키우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당 대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과 국회에서 열린 세계한인민주회의 대표자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 [사진=연합뉴스]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과 국회에서 열린 세계한인민주회의 대표자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의지도 강하게 피력하는 등 '점잖은 이미지' 탈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은 후 연륜과 무게감으로 연착륙하고 있지만, 이 지사와 비교해 민심의 호응을 얻을 만한 부분은 약하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정기국회에서 민생·개혁 과제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대권주자 선호도 투톱인 이 대표와 이 지사의 당내 선호도 역시 접전을 이루고 있다.

한국갤럽의 지난 16일 여론조사(18세 이상 1천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 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대표는 36%, 이재명 지사는 31%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의 갤럽 조사에서 이 대표가 52%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하고 이 지사가 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8개월 만에 지지율 격차가 48%포인트에서 5%포인트로 격감하는 등 적지않은 변화다.

지지층 내 '이재명 선호도'가 급상승한 것은 특유의 '사이다 발언'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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