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당 관계자들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당 관계자들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사활이 걸린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필승하려면 서울의 '호남 표심'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판단아래 호남을 향해 끝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아예 최근엔 "서울시 인구 구성 비율을 보면 호남지역 사람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김 위원장의 호남 배려는 단순히 발언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른바 '무릎 사과'는 그 신호탄으로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광주 5·18 묘역을 찾아 추모탑에 헌화하고 사죄의 뜻으로 15초가량 무릎을 꿇은 바 있다.

그는 당의 살림과 조직을 책임지는 핵심 중 핵심인 사무총장에 호남 출신인 정양석 전 의원을 내정했다.

차기 총선에서 당선 유력권인 비례대표 후보 20위 내에 5명(25%)을 호남 출신 인사로 우선 추천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그 배경으로 김 위원장은 "호남 사람들이 한을 풀어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한다"고도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달 말 국감이 마무리되면 원내지도부와 예산결산위원들이 호남을 방문해 호남의 주요 현안과 예산을 챙기기로 했다.

보수정당의 텃밭인 영남에서 호남으로 외연을 넓히는 '서진'(西進) 정책은 내년 보궐선거를 넘어 내후년 대선까지 겨냥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념적 외연을 보수진영에서 중도층으로 확장하면서 지역적으로 호남을 아울러야만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판단이 내재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김위원장의 파격적인 호남 챙기기에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한 김 위원장이 '호남 카드'를 내세워 당내 '주도권' 장악을 노리는 것 아니냐며 일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 기류도 나오고 있다.

부산 지역 중진 의원은 "호남 사람만 사람이냐"라며 "특정 지역만 콕 짚는 것은 독단·독선이다. 위원장은 당을 통합시키는 데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의 장제원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당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김 위원장에게 연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에 연전연패해 더이상 떨어질 곳도 없는 상황"이라며 "호남으로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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