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오랜만에 에세이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해 일본에서 공개한 작품을 도서출판 비채에서 김난주의 번역으로 펴냈다. 부제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하루키가 처음으로 털어놓는 아버지와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한때 아버지와 사실상 '절연한 관계'였다는 사실도 이 책에서 고백한다.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가 겪은 유년기 입양과 파양, 청년기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 교직 생활, 노년기 투병 등 파란만장한 개인사에 얽힌 사연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사실 하루키는 아버지가 중일전쟁에 참전한 과거사 때문에 이런 글을 쓰기를 망설였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가 난징 학살에 참여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기록을 뒤져보니 그런 일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에서 이 책에 대해 "솔직히 가족에 대해서는 그다지 쓰고 싶지 않았지만 써서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썼다. 글 쓰는 사람의 하나의 책무로"라고 말했다고 비채는 전했다.

이 에세이는 전쟁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룬 '태엽 감는 새 연대기'를 비롯해 '중국행 슬로 보트', '후와후와', '기사단장 죽이기' 등 하루키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도 단서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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