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연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연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지은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 트윈데믹이 우려돼 독감백신을 맞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독감백신과 관련한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하며 후폭풍을 낳고 있다. 이에 독감 백신을 맞지 않고 차라리 독감에 걸리겠다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대다수 의료계 관계자들은 감염병 확산에 겹쳐 더 큰 화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이유를 들며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유성구 지족동 거주 여성 B(79)씨가 이날 오전 1시10분 숨졌다. 전날 의식불명 상태였지만 사망까지 이른 것이다. 앞서 20일 서구 관저동의 80대 남성이 예방접종을 받고 숨진 사례도 보도된 바 있다.

시민들은 독감 백신 공포에 빠졌다. 이미 독감 백신을 접종한 시민들의 경우 “맞지 않을 걸 그랬다”며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고,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시민들도 “예약을 취소했다”는 등 걱정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불안에 힘입어 일각에서는 “독감주사를 맞아서 큰일을 당할 바에 차라리 안 맞고 독감에 걸리는 게 낫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역 동네 의원 등에는 백신을 맞아도 되겠냐는 묻는 문의가 오고 있으며,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까지도 일어나고 있다. 평소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접종인원을 300명으로 제한하고서도 인원이 다 차 오후쯤이면 예방접종을 마감했던 병원의 경우에도 이날 오후 독감주사 문의가 오면 여유롭게 와도 된다고 안내했다. 유성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평소에는 내원객들이 몰려 하루치 독감백신이 일찍 떨어졌지만 사망자가 발생한 후에는 확실히 사람들이 안 온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불안에 의료계 관계자들은 정부에서도 아직 인과관계가 확실치 않다는 점을 재차 반복하며 예방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 접종중단이 이르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특히 현재 코로나19와 독감유행이 겹쳐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이기에 접종중단은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또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되는 11월에 앞서 항체 형성까지 고려하면 지금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보통 예방접종 이후 항체 형성에는 2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고려하면 10월 안으로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낫다는 차원에서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감염병 확산이 아직 인과관계가 밝혀진 바 없어 지켜보겠다는 시민들이 많은데 독감주사를 맞아야 하는 시기로 지금이 적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망자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고령인 가운데 만 62~69세를 대상으로 한 무료접종은 다음주 26일부터 시행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