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천안에서 전국 처음 발견돼 방역당국과 가금류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2018년 2월 충남 아산 곡교천에서 확진된 이후 2년 8개월여 만이다.

천안 봉강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채취돼 올 겨울 닭오리 등 사육농가에서 AI가 발생하지 않을까 정부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AI 발생은 586건으로 전년보다 2.9배 늘었고 특히 주변 국가인 중국 대만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에서 발생하고 있어 올 겨울 우리나라에서도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천안시 봉강천에서 지난 21일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방역조치의 일환으로 항원 검출지점 반경 500m 내 사람·차량의 출입과 야생조류 방역대(반경 10km)에 포함된 3개 시군(천안아산세종)에 있는 철새도래지에 대해서도 축산차량 진입을 금지시켰다.

또 전통시장 방역 강화를 위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가금판매소 운영 및 이동제한 해제 시까지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 대해서도 살아있는 초생추·중추(70일령 미만) 및 오리 유통도 금지시켰다.

그런데 이달 초 강원도 화천에서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발병된 데 이어 AI가 또 다시 출현함에 따라 동물 전염병 퇴치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 됐다. AI가 확산될 경우 농가에 엄청난 피해와 함께 밥상 물가에까지 적지 않은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초동 단계부터 과도할 정도의 방역이 요구된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축사 내 먼지나 분변에서 5주간 생존할 수 있고 감염된 가금류의 호흡기나 분변에서 대량 방출돼 인근 농장 등으로 전파가 용이하다고 한다. 게다가 고병원성의 경우 치사율도 100%에 달하기 때문에 피해가 막심하다. 전통시장에서 일정 기준의 닭과 오리 유통을 금지하고 AI 발생지역 주변의 낚시나 철새 관람 등을 금지시킨 것도 인명 전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AI 발생으로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고통을 겪는 전통시장 상인들이나 관련 업계가 다시 피해를 입을 공산이 커졌다. AI가 확진된 천안에만 400여 농가에서 459만 마리의 가금류를 키우고 있다. 지난 2016~2017년 닭·오리 3천30여만 마리를 살 처분하면서 1조원이 훨씬 넘는 피해를 입을 정도였다. 겨울 철새를 통해 전염되는 AI는 한번 발병하면 전파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확진 인근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철새 도래지 등을 중심으로 추가 확진 여부를 관찰하면서 차단 방역을 서둘러야 한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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