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와 경제, 교육, 노동, 환경, 기술, 의료 등의 분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친 영향과 미래 전략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

민간 싱크탱크인 여시재의 '포스트 COVID-19 연구팀이' 펴낸 '코로나 시대 한국의 미래'(서울셀렉션)에는 각 분야 전문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에 일어날 변화의 방향을 전망하고 새로운 세상을 대비할 구체적인 전략이 담겼다.

저자들은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한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세계를 파괴적으로 변혁시킬 것이라고 내다본다.

미국은 코로나19 최다 확진자 발생국이고, 중국은 코로나19 발생지로 초기 불투명한 대응으로 글로벌 확산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는 등 코로나19는 미국과 중국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안겼다.

이처럼 'G 제로' 시대로 표현되는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는 그 전부터 진행 중이던 미중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고, 국제정치 질서의 혼란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우리를 내몰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코로나19가 세계화를 후퇴시키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 역시 위기와 충격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이 한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지속해온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개발과 번영이 더는 불가능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집중이 아닌 분산과 해체를 통해서만 대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를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위기 속 한국 사회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변화는 '동네의 재발견'이라고 진단한다. 동네에 대한 관심은 방역 단계에서 시작됐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더욱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실질적인 생활권이 동네로 좁혀짐에 따라 오프라인 소비는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집 주변에서 소비하는 '홈 어라운드 지출'은 오히려 늘었다. 여행을 떠나도 넓은 지역을 다니기보다는 한곳에 머무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책은 도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생활권 중심 도시'를 제안한다. 이는 일자리가 충분하고 도시 어느 곳에 살더라도 도보나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생활 인프라가 구축된 도시다.

생활권 중심 도시를 구축할 실마리는 맛집을 찾아 골목 탐방을 즐기는 젊은 세대의 로컬 지향과 강원도를 매력적인 지방도시로 만들고 있는 강원혁신센터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노동 분야와 관련해서는 전형적인 '사무실 노동'에서 벗어나고, 기존의 노동법으로 규제하기 힘든 플랫폼 노동이 급증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런 변화에 따라 노동법은 유연근무제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1인 사업자와 플랫폼 노동자를 더 보호하는 쪽으로, 국가의 감독 대신 당사자들이 스스로 계약 규범을 정하고 준수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밖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을 도약시킬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들도 담았다.

친환경 바이오 기술과 유전체 해독, 생물 소재 등 자연과 인류의 상생을 도모하는 첨단 생명과학을 육성하는 전략으로 한국이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외로 진출한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리쇼어링 온리'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최적 배치 전략인 제3국으로의 '니어쇼어링(Near-Shoring)'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디지털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공공부문 빅데이터 센터와 빅데이터 거래소, 가상세계에 구현한 국토인 국토디지털트윈 설립 등의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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