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틸렌 발포보온단열재
폴리에틸렌 발포보온단열재

[충남일보 이진희 기자] 친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한 발포 보온단열재에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을 사용하고 있어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폴리에틸렌 발포보온단열재(PE폼)는 아파트, 주택 등 건축물과 보일러 동파 방지 등의 용도로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어 친환경성과 난연성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23일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친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한 굴지의 PE폼 생산업체 A사와 B사의 제품을 민간 검사 기관인 에스지에스(SGS)에 성분 분석 의뢰한 결과, A사의 경우 안티몬(Sb)이 9220㎎/㎏ 검출됐고 브롬(Br)이 기준치의 640배에 달하는 1만9200㎎/㎏ 만큼 검출됐다.

또한 B사의 경우 안티몬(Sb)이 4220㎎/㎏, 브롬(Br)이 기준치의 420배가 넘는 1만2700㎎/㎏이 검출됐다.

발암물질인 안티몬과 브롬은 과거 건축용 단열을 위해 사용하던 석면이 발암성의 문제로 사용 규제가 생기면서 대체제로 등장한 PE폼에 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됐다. 그러나 불연가스 발생으로 인한 화재 지연과 상반되게 질식에 의한 인명 피해, 발암성 물질로의 분류 등으로 안티몬과 브롬 또한 사용이 규제됐다.

건축·설비 분야에 보온과 단열의 필수 자재로 사용되고 있는 PE폼은 친환경표지 인증제도(EL243)를 통한 인증을 받기 위해 안티몬은 사용해선 안되고 브롬은 30㎎/㎏ 이상 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제품에서 난연성 확보를 위해 여전히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친환경 인증 마크 사후관리가 안 되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보온단열재 업체 한 관계자는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후 제품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친환경성이 보장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며 “또한 친환경 인증 마크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친환경표지 인증 제도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측은 인증 기간 3년 동안 1~2회 생산 현장을 방문해 사후 조사를 하고 있지만 다루는 제품 수가 많아 사후관리를 강화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해당 제품과 같이 민원이나 제보를 통한 이슈 발생 시 특수 사후관리를 진행해 조사 횟수를 늘리고 있다”며 “사후관리가 진행되지 않는 사이 업체들이 제품의 성분을 바꾸는 경우를 인지하고 있다. 관련 사안에 대해 개선사항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인증 업체에 대해 교육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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