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용/대전둔산초등학교 교장
박종용/대전둔산초등학교 교장

지난 4월25일 75세의 윤여정 배우가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으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이다. 오스카상은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배우들의 로망이다. 그만큼 받기 어렵다. 전년도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4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연이은 쾌거이다.

윤여정 배우는 수상 소감과 인터뷰에서 귀담아들을 만한 어록을 많이 남겼다. 무례한 질문에는 뼈 때리는 유머로 응수했다. 특히, 두 아들이 밖에 나가서 일하라고 잔소리한 덕분에 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폭소가 터졌다. 남에겐 유머로 들렸겠지만, 그녀에겐 아픔이었다. 먹고 살기 바빠서 외로움은 사치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 5월 4일에 기타리스트 김지희 씨를 학교로 초청했다. 김지희 씨는 지적장애 2급이다. TJB에서 주최한 전국장애학생 음악콩쿨 관현악 부문에서 고등부 금상을 수상했다. 그 후 부단히 노력해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폐막식에서 독주를 맡았다. 미국·이탈리아·핀란드에서 공연했고, 다수의 방송과 영화에도 출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명의 학생만 모인 자리에서 연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동행하신 어머니께서는, 28세인 딸이 간단한 덧셈 정도만 할 수 있다며, 악보를 읽지 못해 영상과 숫자로 기타 코드를 익혔다고 부연했다. 어머니의 뒷바라지가 어떠했을까 마음 한구석이 짠했다. 어머니는 딸의 기타 연주에 맞춰 학생들이 손뼉을 치자 흐뭇하게 바라보셨다.

한국의 어머니들이 그렇다. 나보다 자식이 먼저이다. 자식들에게 좋은 거 먹이고 입히느라 정작 본인은 뒷전이다. 하늘에 계신 필자의 어머니도 그랬다. 두메산골에서 5남매를 가르치시느라 많은 아픔과 설움이 있었을 게다. 그럼에도 자식들이 눈치챌까 항상 웃으셨다.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어디 아픈 데 없냐며 자식 건강부터 챙기셨다.

내일이 5월8일 어버이날이다. 쉬는 토요일이다. 우리 학생들이 반포지효[反哺之孝]하길 바라며 계기교육을 실시했다. 학교방송으로 ‘어머님 은혜’와 ‘어머니의 마음’이란 노래를 들려줬다. 학생들은 가족을 주제로 그림도 그리고, 카네이션꽃과 감사카드도 만들었다. 3명 이상의 자녀가 재학중인 10가족을 초청했다. 장한어버이상과 기념품을 드리며 감사의 뜻도 전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