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명절 추석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고향 방문을 두고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민족 명절 추석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고향 방문을 두고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충남일보 이정아 기자] 민족 명절 추석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고향 방문을 두고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 간 이동으로 자칫 감염의 뇌관 우려가 있어서다.

▲ “추석 연휴는 사치” vs “얼굴 한번 보자”

민족 명절에 일가친척이 모여 왁자지껄 이야기하는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특수 상황도 있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명절에는 ‘나’를 위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취준생 A(23) 씨는 올해 명절에도 고향에 방문하지 않는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A씨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명절’은 ‘글씨만 빨간 날’이라며 AI 면접 등 신 직무평가를 공부할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 설문조사에 의하면 고향에 방문하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19 확산 및 감염 우려(49.3%)가 가장 많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41.1%), 직장·아르바이트 문제로 연휴를 쉴 수 없어서(23.4%), 여행·공부 등 다른 계획이 있어서(16.3%), 명절 잔소리·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서(12.7%)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명절에 얼굴 한 번 못 보고 지나가는 게 서운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날 지역 한 커뮤니티에는 ‘저도 이제 늙어가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누리꾼은 “오늘 오전 코로나19 때문에 본가에 오지 않겠다는 아들의 연락을 받았다”며 “내가 며느리였을 때 명절이 그렇게 싫었는데, 시어머니가 돼니 알겠다. 명절엔 그래도 가족끼리 얼굴 한 번은 보고 지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솔직히 일 년에 한 번 만나기도 어려워 막상 모이면 어색하다”, “조카들 얼굴 다 까먹겠다”, “명절의 의미가 퇴색될까 두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4차 대유행 뇌관 건들까 우려

“수도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0명에 육박해 이번 추석에는 집에 있으려 합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이번 추석에 1박 이상 집을 떠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9일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가 이번 연휴 기간에 1박 이상 집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향에 1박 이상 방문하겠다는 응답은 18%에 그쳤으며, 1박 이상 여행을 계획했다는 응답은 단 2%에 불과했다. 그리고 고향 방문과 여행 계획 둘 다 있다는 응답은 1%였다.

한국갤럽은 “1박 이상 귀향하겠다는 응답은 지난 1989년 30%를 넘었고, 2000년 이후로는 40% 안팎을 넘나들었으나 코로나19 이후인 지난해 16%, 올해 19%로 그 수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성인 10명 중 7명이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상황이어서 고향을 찾으려는 사람이 소폭이나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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