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우명균 기자] 임진왜란 이후 지역사회의 모습이 충실히 담겨진 충청권 최고(最古) 의 읍지인 ‘호산록(湖山錄)’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청주 한씨 한여현의 후손 한상기씨가 소장해 오던 유물 1건 2점을 기탁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기탁된 유물은 충청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읍지인 ‘호산록’ 2점이다. ‘호산록’은 지난 1990년대 학계에 알려져 연구와 번역이 됐다. 최근 한글세대를 위해 서산문화원에서 재번역을 진행중이다.

‘호산록’은 임진왜란 때 활약한 의병장 고경명이 1582년 서산 군수로 부임했을 때 지역의 사정에 밝은 사족 한경춘·한여현에게 읍지 저술을 제안해 편찬된 사찬읍지다.

민간이 주도해 만든 지역의 역사 기록물인 것이다. 편찬하는 과정에 고경명이 군수직에서 교체되고 임진왜란으로 인해 완성되지 못하다가 1619년(광해군 11)에 이르러서 완성됐다.

‘호산록’은 2권 2책으로 구성돼 있고 총 45항목의 다양한 주제로 당시 서산지역 사회상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충청도 지역에서 편찬된 읍지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임진왜란을 겪은 뒤 지역사회의 모습이 충실하게 담겨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조한필 원장은 “선대의 소중한 유물을 맡겨주신 소장자분에게 감사드린다”며 “충청도 지역 최고의 읍지인 ‘호산록’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와 보존 처리, 그리고 충청남도 문화재 지정 신청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