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묵/금산남일초등학교 교장
임찬묵/금산남일초등학교 교장

바야흐로 단풍의 계절 가을이 왔다. 단풍 중에 으뜸은 은행나무라고 생각한다. 맑은 노랑으로 곱게 물들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위의 모습, 서리를 맞으면 한꺼번에 떨어져 바닥을 수 놓은 모습 또한 아름다워 사진 기사의 셔터를 연속으로 터뜨리게 한다.

우리 학교에도 세 그루의 은행나무가 운동장 남쪽 가장자리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은행나무는 병충해 내성이 강하고 단풍이 예뻐서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가로수의 25%를 차지하는 벚나무에 이어 24%로 두번째이다. 게다가 천연기념물로 23그루가 지정되어 있다.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높이 42m, 둘레 14m이며 수령이 무려 1200살이라고 한다.

은행나무는 2억7000만년 전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살아있는 화석식물이다. 은행나무 잎을 화석으로 살펴보면 소나무처럼 여러 개로 갈라졌던 잎이 하나로 합쳐지는 형태로 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은행나무는 지구상에서 은행나무문-은행나무강-은행나무목-은행나무과-은행나무속-은행나무종에 속해 있는 단 하나의 유일한 식물이다.

은행이라 불리게 된 것은 은빛 살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잎이 오리의 발가락을 닮았대서 ‘압각수’, 나무를 심으면 손자 대에 가서 수확할 수 있어 ‘공손수’, 노란 껍질을 벗겨내면 흰 씨앗이 있다고 하여 ‘백과’라고도 불리었다. 은행나무는 암수 딴 그루이며, 수꽃 가루인 정충은 섬모가 있어 암술머리에서 밑씨까지 스스로 운동하여 찾아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은행나무는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은행을 먹고 배설하여 종자를 멀리 퍼뜨려 줄 동물들이 없어서라고 한다.(너구리가 먹고 배설하지만 자생 군락지를 형성하지는 못함) 은행나무를 멀리 퍼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은행나무가 퍼진 것은 사람들이 옮겨 심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씨앗을 퍼뜨려 줄 존재가 없어 잠재적으로 멸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은행나무 그 긴 삶의 역사,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지켜가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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