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만 18세 이하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검토하는 가운데 PC방·코인노래방 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이정아 기자)
정부가 만 18세 이하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검토하는 가운데 PC방·코인노래방 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이정아 기자)

[충남일보 이정아 기자]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하면 누가 옵니까. 차라리 영업금지가 낫습니다”

정부가 만 18세 이하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검토하는 가운데 PC방·코인노래방 업계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 업계는 청소년을 주 고객으로 삼고 있어 방역패스 적용 시 매출 타격이 있을 거란 우려에서다.

25일 방역당국과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는 청소년에 적용되는 방역패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일상으로 회복(위드코로나) 이후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8~24일간 일평균 학생 확진자는 39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8~이달 3일 집계된 372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다 수치다.

소아청소년의 접종률도 미진하다. 최근 2주간 발생한 12~17세 코로나19 확진자 중 95.5%는 미접종자다. 자세히 살펴보면 12∼17세 1차 접종률은 41.5%, 완료율은 16%다. 그중 12∼15세 완료율은 1.3%로 현재 중학교에 다니는 대다수 학생의 접종 완료율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문제는 지난 22일부터 전면등교가 시작되고 사회 전반이 일상회복으로 전환됨에 따라 소아청소년의 감염 노출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가 소아청소년에 대한 예방접종을 적극 권고하며 청소년도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취하자 PC방·코인노래방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한 PC방 업주는 “아직 PC방이 방역패스 적용 대상이라는 지침은 받지 못했다”면서도 “이쪽 업계에선 곧 PC방이 방역패스 적용 시설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매출이 반 토막 났다. 지금도 매출 회복이 안 되는 상황이다. 전기세와 월세도 내기 급급한데 청소년 확진자 수가 많아진다고 방역패스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정부에게 따져 묻고 싶다. 우리는 언제 제대로 된 장사를 해볼 수 있는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코인노래방 업계도 침울한 분위기다. 대전 유성구 한 코인노래방 업주는 “만약 청소년 방역패스가 시작된다고 치자. 누가 코인노래방을 이용하려고 번거로운 PCR 검사를 일일이 받겠냐”며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하는 건 노래방이나 카페나 똑같지 않냐. 업종 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은 오히려 접종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애초 정부는 소아청소년 접종에 대해 자율에 맡긴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청소년 감염이 확산하자 방역패스를 도입하는 건 뒤늦은 처사라는 비판이다.

방역패스 적용 당사자인 고등학생 윤모(17) 군은 “접종을 강요하지 않겠다면서 학생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제한을 두는 것 자체가 접종하라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한편 정부는 청소년을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 포함할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과 카페에도 방역패스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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