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파트 월세수급동향 (사진제공=한국부동산원)
대전 아파트 월세수급동향 (사진제공=한국부동산원)

[충남일보 이진희 기자] 대전·세종지역 부동산이 장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면서 관망세가 짙어졌다. 또한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대출 이자 증액으로 월세와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월세 수요도 늘어났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수급 동향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대전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2.8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대전의 경우 지난 8월 110.1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3개월간 100초반 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세종은 더 뚜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종지역 아파트 11월 넷째 주 매매수급 지수는 93.4로 지난 9월 100.3에서 하락한 이후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상승하면서 전주(0.16%)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세종은 0.21% 하락하면서 전주(-0.26%)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지역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의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되고 대통령 선거라는 대형 변수와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력하게 펼치면서 매수 예정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다만 대전지역은 여전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하락세로 전환되려면 대량의 주택공급이 필요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는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에 안정화를 가져오는 듯 보인다. 다만 오른 전세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낮아진 대출 한도에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생기면서 월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전환율(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 2.75%로 최대 5%까지 예상되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보다 낮은 것도 월세 수요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대전의 10월 월세수급 지수는 해당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인 125를 기록했다. 월세가격 지수 또한 10월 기준 102.5로 지난 6월 100을 달성한 뒤 꾸준히 상승 중이다.

유성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확실히 올해 들어 월세나 반전세의 형태로 계약하는 빈도가 늘어났다”며 “최근 불안한 시장 상황에 목돈을 전세금으로 쓰고 은행에 비싼 이자를 내느니 월세를 선택하겠다는 게 수요자들의 생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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