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김희영 소장.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김희영 소장.

편두통은 대부분 40대 이하에서 발생되며 전 생애에 걸쳐 지속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편두통의 유병률은 12%이며 특히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높은 편이다.

한쪽 머리가 아프다고 표현하는 편두통으로 진단 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두통이 4~72시간 정도 지속되며, 편측으로 발생하는 두통, 욱씬거리는 박동 양상의 두통,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통증을 동반한 두통,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간단한 신체활동들을 회피하게 되는 양상 등의 특성 중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해야 한다.

또한 두통이 있는 동안 구토를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오심 또는 빛이나 소리에 매우 민감해지는 빛 공포증과 소리 공포증 중 한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양상의 두통이 적어도 5번 이상 반복돼야 편두통 진단을 내릴 수가 있다.

편두통은 다양한 동반질환을 갖고 있다. 우울증, 불안증, 수면장애 같은 정신과적인 증상이나 근골격통도 비교적 더 자주 나타난다.

이런 특징을 가진 편두통, 뇌줄중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구들이 있었는데 60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으나 45세 이하 청년기, 특히 젊은 여성에서는 관련성이 크다.

메타분석(동일하거나 유사한 주제로 연구된 많은 연구물들의 결과를 객관적, 계량적으로 종합해 고찰하는 연구방법)에 의하면 편두통이 있는 경우 뇌졸중의 발생이 편두통이 없는 경우보다 약 2배 높았다. 그러나 뇌경색에 대한 위험도는 높이는 반면 뇌출혈에 대한 위험도를 높이지는 않는다.

또한 청년기 뇌졸중 환자의 약 4%가 편두통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편두통의 아형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어서 특히 무조짐편두통 환자보다 조짐편두통 환자에서 뇌경색의 발병률이 높다.

고혈압, 흡연, 경구피임제의 사용 등 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함께 있다면 편두통만 있는 경우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향연구 또는 치료효과에 대한 중재연구를 통해 편두통 예방 치료가 뇌졸중 발생을 줄인다는 구체적 증거는 없다.

편두통 환자에서 뇌졸중발생과 관련이 있는 병리기전들은 세 가지로 첫째, 뇌의 국소혈류감소와 피질확산성억제(Cortical spreading depression)이다. 두통이 발생하기 전 조짐이 있는 기간 동안 뇌의 국소혈류의 감소가 특히 후두엽에서 발생해 대뇌피질의 전기활동저하가 확장되는 것으로 이러한 현상은 조짐의 발생기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둘째, 열린타원구멍(태아 때 좌우 심방 사이에 있던 타원구멍이 태어나서도 닫히지 않고 열려 있는 상태)과 관련된 모순색전증(정맥계에서 생긴 심장의 중격 결손이나 열린 타원구멍과 같은 비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우심실이나 우심방에서 좌심실이나 좌심방으로 흘러 들어가 동맥에서 색전증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조짐편두통 환자의 경우 이 열린타원구멍의 유병률이 높고 이에 의한 모순색전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며 청년기 뇌졸중 환자의 원인 불명 뇌졸중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셋째, 편두통환자는 혈소판활성화와 혈소판응집이 증가돼 염증유발과 관련된 사이토카인(Cytokine, 백혈구에서 분비되는 단배활성 물질)이 분비된다. 이러한 염증유발단백질은 혈관의 죽경화혈전증, 색전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두통이 있는 젊은 사람들 중 특히 여성의 뇌졸중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치료방법에 대한 자료는 충분치 않다.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이런 위험인자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 베타차단제 (혈압약,편두통의 예방약으로도 쓰임)가 편두통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상지질혈증약이나 당뇨병약의 사용은 편두통 예방에 영향을 주진 않으나, 뇌졸중 예방을 위해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고위험군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 모든 항혈소판제·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혈관확장에 영향을 주는 항혈소판제(디피리다몰, 실로스타졸)과 같은 항혈소판제는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편두통이 있거나 편두통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두통이 생길 가능성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약물선택에 임상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편두통약 역시 뇌졸중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약물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일과성허혈발작 또는 뇌졸중 환자에서 여러 혈관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급성편두통의 발작을 치료하기 위해 트립탄(Triptan,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계 약물과 에르고트 알칼로이드(Ergot alkaloid)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약물들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진통제만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편두통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에는 베타차단제 사용이 가장 효과적이고 이외에 플루나리진 (Flunarizine) 같은 칼슘통로차단제, 가바펜틴(Gabapentine)을 포함한 항경련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편두통과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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