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김형태/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2022.3.9. 우리나라의 향후 5년을 결정하는 날이다.

유권자는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기 바란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 하나만이라도” 분명히 의견을 내야 한다. 유권자에게 투표는 의무이자 권리다. 

투표용지를 내 손에 들고 있을 때까지는 내가 주인이다. 그러니 일단 투표함에 넣고 난 뒤부터는 나는 당선자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정말로 정신을 바싹 차리고 기도하면서 투표해야 한다.

플라톤(B.C 428-348)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정권은 순환되어야 한다. 호주인들의 놀이기구에 ‘부메랑’(boomerang)이란 게 있다. 

멀리 던져 보내면 일정 거리까지 갔다가 반드시 되돌아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단오절 때 볼 수 있는 그네의 움직임이나 괘종시계의 추가 좌우로 움직이는 진자운동(振子運動) 같은 원리다.

민주주의 정치의 모범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4~8년을 주기로 하여 교대로 정부를 이끌어 오고 있다. 정치 성향도 강한 독수리파와 유한 비둘기파가 교대하며 집권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진보 성향 정치 집단과 보수성향의 정치 집단이 서로 주고받으며 국가를 운영해 온 전통이 있다. 그것이 바람직하고 건강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구약 성경엔 사울왕과 다윗왕이 대비되고 있다. 사울왕은 체격과 용모가 뛰어났고 사무엘에게 기름 부음을 받았고 전쟁에서도 크게 승리했다(삼상 11장). 그러나 그는 3번씩이나 스스로 부적격자로 만들어 자업자득으로 왕권을 잃고 불행한 마감을 맞았다. 왕이 되고 안되고 보다 왕 노릇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사울은 교만한 왕, 월권을 행사한 왕, 사위이자 후계자인 다윗을 그토록 시기하고 증오하고, 해코지하고 죽이려고 추적하다가 자식들과 함께 스스로 자결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몰두하다가 응당 해야 할 바를 하지 못한 직무 유기형 리더였다.

지금 사울왕을 존경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에 비해 다윗 왕은 크게 달랐다. 이새의 8남으로 처음엔 가정에서도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는 끝까지 하나님 마음을 따르려고 노력한 왕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현실의 유불리에 휘둘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늘 의식하며 살아왔다. 기름부음을 받고도 10년간 왕이 되기 위한 훈련을 혹독하게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천천히 갔지만 방향이 흐트러지지 않았고 중대한 실수와 범죄(성폭행, 간음과 살인교사)를 범했지만 이실직고하고 철저히 회개하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으로 변명하고 피하거나 숨지 않았다. 대통령이 꼭 성인(聖人)이거나 만능의 초인(超人)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진솔하고, 겸손하고, 독선이 아니라 참모들의 잠재능력을 한데 모아 국리민복(國利民福)을, 그리고 외국의 위협에 대해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추구하면서 헌법을 준수하고 5000만 국민을 위해 희생 봉사하는 사람이면 된다.

독선을 고집하지 말고 국민의 소리에 경청하면서 중지(衆智)를 모아 최대 공약수를 찾아내 현실과 함께 미래까지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어주면 된다. 그래서 개인이나 소속 정당 등 진영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멸사봉공(滅私奉公) 하는 지도자여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후보자들의 공약과 발언(發言)을 들었고 그들의 살아온 모습 곳곳에서 평가 받은 것, 실수 인정과 회개하는 모습 등 수신제가(修身齊家)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후보 캠프에서 돕고 있는가도 보았다. 

이제 누구에게 나와 우리 가정과 우리 자녀들을 맡길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은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 이상이 될 수 없다. 어떤 대통령이 나오던지 우리 국민들의 ‘지도자 복’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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