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주파수 생성 분광법을 이용해 얻은 그래핀 층수에 따른 그래핀-물 계면에서 물 분자의 수소결합 구조(사진=IBS)
합-주파수 생성 분광법을 이용해 얻은 그래핀 층수에 따른 그래핀-물 계면에서 물 분자의 수소결합 구조(사진=IBS)

[충남일보 김태진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조민행 연구단장(고려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미샤 본(Mischa Bonn) 교수, 고려대학교 화학과 곽경원 교수와 함께 ‘합-주파수 생성 분광법 기술을 이용해 기판의 습윤성을 측정하는 방식‘을 최초로 고안했다고 27일 밝혔다.

습윤성은 표면이 물에 젖기 쉬운 정도를 나타내는 성질이다. 이는 친수성에 비례하는 반면 소수성에는 반비례한다. 기판의 친수성을 이해하는 것은 담수화, 코팅제, 수전해질 등 21세기를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여러 산업적 활용을 위해 꼭 필요하다.

연구진은 ‘합-주파수 생성 분광법’을 이용해 그래핀-물 계면에서 물 분자의 수소결합 구조와 그래핀의 독특한 습윤성을 관찰, 미시 세계의 습윤성을 측정했다. 

합-주파수 생성 분광법은 이차 비선형 분광법으로 표면에서 수 나노미터 이내에 있는 분자들의 신호만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표면 분석 장치다. 이는 미시 세계를 관찰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존의 라만 분광법이나 적외선 분광법과는 달리 그래핀 표면에 있는 물 분자들을 관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자체 제작한 합-주파수 생성 분광기를 이용해 기판의 친수성을 나타내는 접착에너지(Adhesion energy)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물 접촉각 측정을 통해 얻어낸 접착에너지와 일치함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그래핀에 전기장을 가하고 산화 그래핀이 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한 결과 이 과정이 기존에 사용하던 물 접촉각 측정으로는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는 합-주파수 생성 분광법이 기판의 습윤 성질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는데 적합한 방법임을 증명한 것이고, 나아가 그래핀과 같은 이차원 기능성 물질의 성질 규명에 중요한 연구 도구가 될 것임을 보여줬다.

김은찬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원
김은찬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원

김은찬 연구원(1저자)은 “합-주파수 생성 분광법와 물 접촉각에서 얻은 친수성을 나타내는 접촉에너지가 서로 일치하는 결과를 확인했다”며 “합-주파수 생성 분광법을 통해 기존에는 관찰할 수 없었던 복잡한 시스템의 습윤성을 측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행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단장
조민행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단장

조민행 연구단장은 “합-주파수 분광법을 활용하여 그래핀 뿐만 아니라 산화 그래핀이나 육각형 질화 붕소 같은 다른 이차원 기능성 물질의 미시적 특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이차원 기능성 물질을 상용화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캠(Chem)’ 온라인 판에  지난 26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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