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이광원 센터장.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이광원 센터장.

[충남일보 이잎새 기자] #. 40대 남성 L씨는 취미생활로 산악자전거도 즐기며 최근에는 수영을 배워 철인 3종 경기를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같은 일상생활을 이어오던 L씨는 몇해 전부터 무릎과 엉치 쪽에 간헐적인 통증을 느꼈다. L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계속해서 운동을 즐겼으나 최근 앉았다가 일어날 때나 계단을 오를 때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L씨는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고 의료진으로부터 약물 처방과 함께 운동량을 줄이는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들었다.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노인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L씨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렇듯 중년층에게서도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이광원 센터장의 도움말로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알아본다.

퇴행성 관절염, 고령층에게만 발생하는 질환 아냐

대표적인 고령화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은 통증이 발생하면 의심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면 오래 서있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관절에 통증이 느껴진다.

진료실을 방문한 환자들의 사례로 통계를 내보면 55세 이상의 경우 80% 이상에서 무릎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관절염 증상을 호소한다.

실제 퇴행성 관절염은 고령화 추세에 맞춰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지난 2012년 5만7230건, 2015년 6만1734건, 2017년 6만9770건으로 연평균 4%씩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방심하면 안된다. 관절에 무리가 갈 만큼 과사용하거나 비만환자, 직업적 특성상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은 관절에 이상이 있어도 무심하게 넘어가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돼서야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광원 센터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증상이 의심되면 연령을 떠나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대전우리병원).
(사진제공=대전우리병원).

무릎에 지속적인 통증…조기 치료로 잡아야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무릎에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주로 울퉁불퉁한 길이 아닌 평지를 걸어도 무릎이 아프고, 계단을 올라갈 때나 내려올 때, 바닥에서 일어날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며 저녁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발병 초기에는 물리치료·약물치료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지만 질환이 방치돼 악화될 경우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평소에 관절을 움직이는 활동 중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고, 가벼운 운동 등을 통해 연골과 관절 주변의 근육 등을 단련시키는 것도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극단적으로 과격한 운동이 장기간 지속되면 연골이 파열되거나 인대가 손상을 입어 연골의 이상마모, 조기마모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활동을 했다면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고, 과도한 관절 부하 요인을 없애도록 해야 합며 중간중간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 줘야 한다.

관절 건강에 좋은 운동으로는 가볍게 걷기, 실내자전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다.

이들 운동은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통증 감소 및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영은 관절에 부담을 줄여주면서 통증도 감소시켜서 매우 좋다. 반면 조깅 등 달리기는 관절에 지속적이고 꾸준한 부담을 줘서 좋지 않다.

퇴행성 관절염에 영향 주는 ‘나쁜 습관’

최근 고열량 식품과 코로나로 인한 활동이 줄어 늘어나고 있는 비만환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관절에 많은 무리를 주기 때문에 체중을 감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균 체중의 여성이 몸무게를 5kg 줄이면 발생률이 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평소에 방바닥에 앉거나, 양반다리, 다리 꼬기와 같은 나쁜 자세를 취하지 않아야 하며 좌식 생활은 관절에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관절 건강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이 지속돼 관절 손상이 심해지면 증상을 면밀히 관찰한 뒤 염증반응에 의한 통증이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연골주사를 시행하지만 다양한 보존적인 치료로 반응이 없는 경우에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염증 제거 소파술, 미세천공술을 시행하게 된다. 

연골손상의 범위가 넓어 재생이 필요하고 심한 반달 연골판 파열과 각변형이 동반된 경우 자가연골 재생술, 줄기세포 치료술, 휜다리 교정술을 선택하게 된다.

중년의 환자의 경우 손상된 연골 주변에 정상적인 연골 조직이 남아있다면 자가연골재생술이나 줄기세포치료술을 시행하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할 수 있는 치료방법으로 본인의 관절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인 노년층에 주로 시행하며 중년의 관절염 환자에게는 적용 시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관절염이 진행돼 무릎연골이 휘어지는 내반(O자형)변형이 동반된 경우에는 휜다리 교정술을 시행해 관절염의 진행을 늦출 수 있으며 추후 인공관절수술 시기도 늦출 수 있다.

이광원 센터장은 “무릎이 아프다면 풍부한 경험의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의해 체계적이고 꾸준한 치료를 해야 한다”며 “관절이 건강한 상태로 오래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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