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차로 배포한 수배 전단. 황주연이 전북대병원에서 찍은 셀카와 범계역 CCTV에 찍힌 사진 등이 추가됐다.
경찰이 2차로 배포한 수배 전단. 황주연이 전북대병원에서 찍은 셀카와 범계역 CCTV에 찍힌 사진 등이 추가됐다.

[충남일보 김미주 기자]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계곡 살인’ 용의자 이은해(31), 조현수(30)가 공개수배로 전환된 지 17일 만에 검거되면서 다른 지명수배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명 '센트럴시티 살인사건'이 재조명 되고 있는데, 피의자 황주연(47)이 이 사건을 저지른 뒤 무려 13년째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황씨의 수배 전단이 다시 올라와 퍼지고 있다. 게시글에는 “희대의 살인마 신창원도 2년 반 만에 잡혔는데, 황주연은 13년째 소재 파악조차 안 된다”는 설명이 달려있다.

황씨는 지난 2008년 6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어린 딸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전 부인 김씨(당시 34세)를 유인, 김씨와 김씨 남자친구(당시 33세)에게 흉기를 휘둘러 전 부인을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황씨는 범행 후 어린 딸을 차에 남겨둔 채 달아났다. 전 부인 몸에서는 18차례가 넘는 자상이 발견돼 사망했고, 남자친구도 14차례 흉기에 찔렸지만 두 달간 치료 끝에 목숨을 건졌다. 

황씨는 결혼생활 내내 가정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전해지며, 이혼 후 다른 여성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황씨는 범행 다음 날 매형에게 전화를 걸어 “딸을 잘 챙겨달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이후 몇몇 지하절역에서 포착됐지만 범계역으로 향한 듯한 행적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잡히지 않고 있다.

종전에 많은 방송과 언론에서 이 사건 다루기 위해 황씨 주변에 대한 취재를 시도했으나 워낙 반감이 심해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평소 그의 성격이나 잔혹성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혹여나 보복할까 두려워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할 정도로 그는 주변에 이미 악마 같은 존재였다고 전해진다.

지난 2019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중 황주연의 나이가 든 모습과 안경으로 변장한 모습 예상 사진. 
지난 2019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중 황주연의 나이가 든 모습과 안경으로 변장한 모습 예상 사진. 

지난 2019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황주연 사건을 다뤘을 때 매형은 황씨와 마지막 통화 이후 단 한 번도 연락이 오지 않았고, 눈에 띄는 외모라는 이유를 들며 그가 이미 사망했거나 밀항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황씨가 극단적 선택을 실현에 옮겼을 가능성은 낮으며,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국내 거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황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범죄자들이 잡히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나는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 타인의 인적 사항을 도용해 살고 있거나, 밀항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다.

한편 종합 공개수배자는 지명수배·지명통보를 한 후 6개월이 경과해도 검거하지 못한 범죄자를 말한다. 매년 5월·11월 연 2회 선정해 공개한다. 

황주연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은 112 또는 모바일 앱 ‘스마트 국민제도’로 제보하면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