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광식/코레일 사업개발본부장
성광식/코레일 사업개발본부장

충청남도에는 도(道)면적의 43%를 차지하는 7개의 군(郡)이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구는 도전체 인구의 21% 정도인 44만 명이다.

인구는 해마다 줄어서 20년 전과 비교하면 약 7만명이 줄었다. 대표적인 인구 과소지역은 청양군, 금산군, 서천군이다. 3개군 다 합해도 13만5000명이니, 수도권 동(洞)인구 정도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들 지역의 인구분포를 보면,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반면, 15세 미만의 유소년 인구비중은 8%에 불과하다.

이는 갈수록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암시한다. 지금 농촌마을에서 70대는 노인당에 말석으로 잔심부름 정도나 하는 젊은이 취급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향후 20년 후에는 농촌지역의 마을과 들판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인구가 적어도 세계적인 도시가 있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기업가들이 회원으로 구성된 세계경제포럼이 있다. 매년 1월 연례회의가 있는데, 이 회의에는 기업가뿐만이 아니라 정치인과 경제학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새해의 경제전망과 함께 지구촌 경제발전과 사회발전 방안에 대해 활발한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다보스 포럼’이다.

내년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한다고 하는데, 회의가 열리는 닷새동안 수천 명이 이 도시에 체류하게 될 것이다. 놀랍게도 다보스의 인구는 대략 1만명이 조금 넘는다.

아침에 간편하게 곡물에 우유를 부어 먹는 시리얼이라는 게 있다. 아마도 시리얼하면 대표적으로 켈로그를 연상할 것이다. 그만큼 켈로그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제품이다. 켈로그의 본사는 미국 미시건주의 인구 5만명 남짓의 소도시(배틀크리크)라는 게 놀랍다. 창업자가 이 소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한 게 인연이라고 한다.

다시 우리 농촌의 실정을 살펴보자. 농촌의 주거 환경은 전통적 마을단위의 단독주택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인구 감소에 따라 빈집이 늘어가는 추세다. 과거 100호의 부락이었다면 지금은 이삼십호가 대부분이다.

면사무소가 소재한 면급 단위의 생활환경도 마찬가지다. 최소한의 행정 지원시설과 몇 개의 음식점과 슈퍼가 전부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낮에도 조용하고 밤에는 적막하다.

반면에 통계적으로는 가계소득에서 농촌과 도시의 격차가 지난해 기준으로 약 15%정도를 보이고 있다.

농촌경제를 들여다 보면 이미 농업이 주된 소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농촌소득은 2007년부터 농업소득보다 농업외 소득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작년 기준으로 농업 소득과 농업외소득은 42%와 58%로 나타나고 있다. 농업외소득의 비중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농업이 주된 소득원이 아닐 수 있음을 뜻한다.

앞으로는 농촌이 농업생산을 통한 소득개념으로서 경제의 주력은 아닌 것이다. 바꿔 말하면 농촌거주자의 농업은 생계의 보조수단인 셈이다. 이것이 심화되면 농지가 휴경지가 되고, 결국 황무지로 전락해서 국토가 비정상적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과거 국토는 비좁고 인구는 많고, 특히 국토의 70%가 산림인 상황에서 농지는 단 한 평도 놀릴 수 없었다. 논두렁에도 콩을 심어야 했고, 농촌에서의 식생활은 자급자족해야 했다.

지금은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한다. 단지 10% 미만의 인구가 농촌지역에서 분산된 형태로 흩어져 살고 있다. 우리는 도시계획에 익숙해 있지만, 이제는 농촌계획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삼십년 후를 대비하여 농촌의 공간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완전히 새로운 농촌계획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계획의 핵심은 면소재지를 중심으로 농촌정주공간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대략 5000에서 1만명 규모의 저밀도 타운을 조성해서 마을 단위로 흩어져 있는 고립된 형태의 주거공간에서 벗어나 의료와 복지, 교육과 행정, 생활편익시설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좀 더 밀집된 정주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반면에 기존의 개별 마을 단위의 소멸되어 가는 부락은 역사와 자연환경을 분석해서 도시민들의 취미와 힐링을 위한 관광휴양공간으로 변모시키는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변화되지 못하는 곳은 자연스럽게 생산시설로 전환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농업생산을 위한 토지에 대해 규모의 경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농토를 취미와 자급자족과는 구별하여 농업활동으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대규모로 집단화하여 경영농업에 맞도록 구조적으로 재편해야 한다. 적어도 지금처럼 해서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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