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용/대전둔산초등학교 교장
박종용/대전둔산초등학교 교장

5월11일에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3월 초만 해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일이다. 다행히 4월18일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와 5월2일에 실외 마스크 미착용이 허용되며 체육대회를 준비했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았기에 감염 예방에 대한 대비책은 별도로 마련했다.

이번 체육대회의 모토는 다함께 즐기는 축제였다. 길준한 체육부장님의 세심한 기획 덕분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선생님들의 무한한 협조가 뒷받침되었다. 체육대회를 원활하게 치르고, 밀집도를 줄일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45명의 교직원이 2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1시간 넘게 난상토론을 벌여 중지(衆智)를 모았다.

체육대회에 필요한 앰프와 천막 그리고 단체경기 준비물은 임대했다. 올 2월에 인조잔디와 우레탄 운동장을 개장해서 먼지 없이 쾌적하게 치렀다. 17명의 자원봉사 학부모님들께서 경기 준비 및 진행을 도와주셨다. 덕분에 선생님들은 학생들만 관리하면 됐다.

6개 학년이 대부분 5개 학급이란 점에 착안해 팀과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박소영 선생님의 제안으로 팀명도 ‘청·백군’이 아닌 ‘사자성어’로 정했다. 각 학년의 1반은 일취월장(日就月將)팀, 2반은 이심전심(以心傳心)팀, 3반은 삼삼오오(三三五五)팀, 4반은 사기충전(士氣充電)팀, 5반은 오색찬란(五色燦爛)팀으로 정했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학년별로 색다른 티셔츠를 입은 576명의 학생들이 입장했다. 국민체조를 하고 운동회 노래가 울려 퍼졌다. 학생들의 얼굴엔 설레임이 가득했다. 4년 만의 체육대회이니 그럴 만도 했다. 1조에 3명씩 달리기 경주를 했다. 꼴찌 해도 3등 도장이 손목에 찍혔다.

우주최강 귀염둥이 1학년, 반짝반짝 빛나는 별 2학년, 둔산의 슈퍼맨 3학년, 최선을 다한 4학년, 다 잘해서 미안했다는 5학년, 열정으로 무한질주한 6학년 학생들은, 16개 경기를 치르며 적절한 시점에 함성을 질렀다. 많은 손뼉을 치며 활짝 웃었다. 한마디로 체육대회를 스스로 즐겼다. 대견스러웠다. 제자들에게 그런 추억을 안겨주신 선생님들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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