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영/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소장·관광학 박사
박근영/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소장·관광학 박사

UNWTO(세계관광기구)는 해외관광객이 2013년에 10억 명에서 2030년에는 18억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광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또 다른 이면에는 지역에서 관광객 수용한계를 초과하면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화려한 관광산업의 이면에는 투어리스트피케이션(Touristifiaciton), 디즈니피케이션(Disneyfication)이 있다.

디즈니피케이션은 미국 디즈니랜드(Disneyland)로 도시가 디즈니랜드와 같이 테마파크화 되는 현상이다. 디즈니피케이션은 주거지역이 관광지로 변하면서 주민들이 쫓겨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과 유사한 말이다.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은 투어리스트파이(Touristfy: 관광지화)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지역주민이 내쫓기는 현상)의 합성어로 주거 지역의 관광지화를 말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국내관광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관광지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이는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들이 유명관광지로 떠나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과잉관광)으로 지역주민들의 터전이 관광지화 되면서 지역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위협 받고 있다.

이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러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지역주민들의 저항인 투어리즘포비아(TourismPhobia: 관광공포증)로 나타나기도 한다.

즉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원도심의 상권이나 주거환경이 외부자본이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사회 현상이다.

이는 주민의 터전이 관광지로 변하면서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인 세탁소, 정육점, 채소가게 등이 관광객을 위한 카페나 음식점으로 변하면서 생활이 불편해지기 때문에 거주민이 떠나고 있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예로는 북촌한옥마을, 이화동 벽화마을, 여수 낭만포차거리, 제주도, 통영 동피랑마을, 전주 한옥마을 등이 있다.

북촌한옥마을은 오래된 한옥이 밀집한 곳으로 좁은 골목길을 걷다보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거주민들은 소음과 사생활 침해, 환경훼손 등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역 안에서도 순수 거주민, 상업 활동 거주민, 투자를 위해 들어온 건물주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화동 벽화마을은 예쁜 옛집과 골목길이 SNS 등에 퍼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거주민들의 마당까지 들어오거나 각종 소음과 낙서 등으로 거주민들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하나둘 마을을 떠났다.

일부 주민은 관광객들을 방어하기 위해 마을의 벽화를 지우면서 마을의 관광명소화를 거부하기도 했다. 여수 낭만포차거리는 대중가요인 여수밤바다로 관광지로 급부상하면서 인근주민들이 각종 소음과 쓰레기, 교통혼잡, 자연훼손 등에 신음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의 원인은 무리한 관광정책으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방해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들의 삶의 질 모두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다.

제주도는 원주민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관광객들이 점점 더 증가하면서 주민의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

또 관광지화로 인한 각종 쓰레기, 교통혼잡, 자연훼손, 소음 등으로 주민들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영의 동피랑마을은 원래는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어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마을벽화가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개인의 집을 기웃거리면서 사생활 침해를 받게 되었다.

결국 주민들이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면서 생활터전마저 관광상품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즉,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은 관광객들이 주민들의 삶을 배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해결 방안은 관광자원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대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사는 관광지는 지역주민들이 떠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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