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권 유성구청소년수련관 운영지원팀 과장
정제권 유성구청소년수련관 운영지원팀 과장

‘알잘딱깔센’. 무슨 뜻인지 유추하기도,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신조어는 ‘알아서 잘하고 딱 깔끔하고 센스가 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완전 내 스타일이다’라는 말은 ‘완내스’라고 표현한다.

이런 줄임말을 보고 ‘별걸 다 줄이네’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별다줄’이라고 하면 된다. 모두 얼마 전 필자가 배운 신조어이다. 올해 만으로 마흔이 된 필자에게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MZ세대의 언어와 문화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MZ세대가 만들어내는 신조어는 재치 있고 감각적이면서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로웠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유성구청소년수련관의 사업 중 청소년과 어르신이 함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어 영상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최근 청소년과 어르신이 신조어 퀴즈를 함께 풀어보는 영상이 업로드되어 아주 재미있게 시청하였다.

수련관에서는 2019년부터 지역 내 세대통합과 소통을 위한 청소년‧어르신 세대공감 사업을 운영해왔다. 제2의 박막례 할머니를 꿈꾸며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어보는 프로그램, 독거 또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과 이웃이 되어 수시로 안부 연락을 하고 특별한 날(명절, 어버이날과 같은) 외롭지 않도록 어르신을 찾아뵙는 프로그램, 미술을 좋아하는 청소년이 어르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만화자서전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컨텐츠로 세대간의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부모님 등 온 식구가 함께 살던 예전과 달리 현대사회의 핵가족 중심 문화에서는 청소년들이 어르신이나 옛 문화에 대해서 접해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수련관에서 운영하는 세대공감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에게 신선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선물한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세대 간 격차는 더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세대 차이는 직장이든 가정이든 어디서나 일어나고 있고 얼마 전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다.

선거에서는 늘 지역감정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세대 차이가 더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초고령사회를 앞둔 상황이기에 더욱이 세대 간의 통합과 소통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세대통합을 위해서 몇 년 새 뉴트로 감성이 열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매우 반가운 일이다. 뉴트로는 레트로 감성에 현대적 감성을 더하여 감각적으로 재탄생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현재 미디어, 패션, 음악, 인테리어, 상품 등 사회 전반의 분야에서 뉴트로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MZ세대가 이러한 옛 문화에서 새로움을 느끼고 기성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상호 세대간의 이해와 격차 해소를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잘 소통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별걸 다 줄인다고 생각했던 ‘신조어’의 세계가 최근에 나름대로 재미있고 귀엽다고 느껴졌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본인이 MZ세대와의 소통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언어부터 바꿔보자. 지금 바로 검색창에 ‘신조어’를 검색해보면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흥미롭고 놀라운 신조어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