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충남일보 김인철 한내국 기자] 국회 원구성을 둔 여야 힘겨루기가 연일 지속되면서 사안마다 서로 양보없는 설전을 주고받으며 물밑 협상조차 난항을 겪으며 평행선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여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법사위 축소에도 불구 여야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야당은 여당이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1년 뒤 내놓는 조건으로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국회법 개정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믿고 약속을 지켰다"며 "원구성 지연 책임은 민주당이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사위 계류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축소하고 심사 범위도 엄격히 제한하고 60일 이후에는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되도록 개정에 협조했는데, 민주당은 어음 만기일에 부도를 냈다, 외상값을 못 갚겠다고 배짱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우리는 현찰을 주고 외상값을 받기로 했다"며 "그런데 외상을, 어음을 (현찰을 이미) 받았는데 부도내버린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지난해 합의 당시 국민의힘이 협조한 국회법 개정안을 '현찰',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했던 법사위원장 몫을 '외상값'·'어음'에 빗댄 것이다.

민주당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대선 기간 상호 고소·고발 취하 건과 관련해서도 "대선 때 누구를 고발했는지 리스트업(정리)을 했더니 대장동 사건, (김혜경 씨) 법인카드 사건 다 이런 것들이었다"며 "우리가 고소를 취하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간 원구성 협상을 위한 물밑 접촉이 진행되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이 워크숍을 간다는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원구성협상을 위해 본관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원구성협상을 위해 본관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원구성에 대한 야당의 반발도 한층 거세졌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권 원내대표를 향해 "야당은 협상하자고 하는데 국정의 무한책임을 진 여당은 협상을 깨는 이상한 모습을 보인다"며 "함께 마라톤 뛰자더니 제자리뛰기 하다가 혼자 차에 올라타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맹비판했다.

이틀 전 권 원내대표가 자신에게 원(院) 구성과 관련해 '마라톤 협상'을 하자고 먼저 제안해 놓고 막상 협상 판을 깨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권 원내대표는 어제 급기야 민주당이 이재명을 살리기 위해 소(訴) 취하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며 "저를 비롯한 원내대표단 누구도 그렇게 제안하거나 언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쯤 되면 국힘은 민주당을 정치적 뒷거래를 요구하는 부도덕 집단으로 매도해 정쟁을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원 구성이 미뤄지면 정략적으로 불리하지 않은 상황을 끌면서 즐기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왜곡 주장으로 협상 판을 엎은 당사자로서 조속히 결자해지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실제로 마라톤을 뛰는 선수가 몰래 차에 탄 것이 적발되면 바로 실격"이라며 "잘못을 사과하고 (마라톤) 완주 의지를 밝혀야 한다. 그게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여당의 도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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