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섭 주필

'5,4,3,2,-''엔징점화'-,'이륙'이란 힘찬 멘트가 지난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울려퍼졌다. 순간 '누리호'는 요란한 폭음과 함께 대지를 박차고 우주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우리의 기술로 순수하게 만들어낸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했다. 발사 후 13여분 만에 목표인 고도 700㎞를 돌파하면서 무난하게 우주 궤도에 진입했다. 발사 후 14분에는 약 180㎏의 성능검증위성이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이후 위성은 남극 세종기지와의 교신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두 번째 도전 끝에 얻은 '역사적' 성과다. 꽉 막힌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 주었다. 이번 '누리호' 발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자력으로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린 7번째의 우주국이 됐다.

세계 7대 우주강국의 대열에 올라선 것이다. 우니나라가 30년 노력 끝에 이뤄낸 쾌거이다.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한 지 9년여 만에 거둔 업적이기도 하다.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에 우리가 개발한 위성을 실어 우리 땅에서 발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우주 개발 사업에 독립성을 확보해 '우주 독립'을 이룰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 발사체를 우리 땅에서 우주로 쏘아 올렸다는 것은 향후 우주개발에 필요한 계획을 독자적으로 수립할 수 있게 되어 큰 수확이다.

국내 기술 100%로 만든 제1호 독자 발사체인 누리호다. 이번 발사의 성공으로 한국 우주개발과 우주산업은 새 역사를 열어젖힌 이정표가 됐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더욱이 누리호의 성공은 실패를 딛고 이룬 쾌거이기에 그 기쁨과 흥분은 말로 표현할수 없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당시 인공위성을 고도 700㎞ 궤도에 올리고 초당 7.5㎞ 속력(시속 2만7000㎞)으로 지구 주변을 안정적으로 돌도록 하는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지 못했다. 1차 발사의 실패를 딛고 개발사업이 시작된 이후 12년3개월 만에 과학 한국의 승전보를 올렸다.

누리호 발사의 성공을 통해 얻은 성과를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 넣어 우주로 가는 길이 계속 열릴 것이다. 우주산업은 과학기술의 꽃이고, 그만큼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우주개발 경쟁에서 세계 어느 국가보다 앞서는 주인공이 되어 '뉴 스페이스 우주 시대'를 열어 나아가길 기대한다.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앞으로 2년간 투입성능 검증, 탑재 큐브위성 사출, 우주핵심기술 검증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은 무게 1t 이상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쏠 수 있는 세계 7번째 우주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우리 위성은 우리가 원하는 때에 우주로 쏠 능력을 갖췄다. 이번 누리호 제작에 참여한 국내 300여개 기업 관계자들도 일제히 환호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우주산업을 선점할 절호의 기회가 왔기에 우주강국으로 가는 하늘문이 활짝 열렸다. 

외국 기술을 빌리지 않고도 위성을 쏘아 올릴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이제 다양한 우주 개발 사업을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보다 창의적이고 본격적인 우주 개발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누리호 발사에 노고를 아끼지 않은 연구진과 관계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우주 개발은 끝없는 시련과 도전,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일이다. 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이전이 엄격하게 통제돼 있다. 
  
 그리고 핵심인 액체 엔진을 비롯해 대형추진제 탱크, 초고온 가스 배관, 발사대 등 주요 부품이 모두 우리 기업과 연구진의 성과물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군사적 목적으로의 전용도 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누리호 발사의 성공으로 우리나라도 미국과 러시아 등 극소수 국가만이 진행하고 있는 광활한 우주 탐사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점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 정부는 로켓 개발과 발사에 군사적인 목적은 없다고 말하지만 우주 발사체와 탄도 미사일은 동체나 엔진, 부품에서 아주 유사한 게 사실이다. 
   
우주 발사체를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활용하려면 우주로 쏘아올린 발사체를 지구로 재 진입시키기 위한 기술 등 몇 가지만 덧붙이면 된다. 때문에 우주 로켓 머리 부분에 위성을 얹으면 우주 발사체가 되고 탄두를 장착하면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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