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한기택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한기택

홍익인간(弘益人間)은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삼국유사의 단군신화에 따르면 천신 환웅이 이 땅에 내려와서 한민족의 시조 단군을 낳고 나라를 열게 된 이념이 ‘홍익인간’이었다.

이것이 암묵적으로 계승되어 내려오다가 조국이 광복되고 1948년 8월15일 건국 선언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으로 승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며, 1945년 12월20일 개최된 교육심의회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으로 채택되었다.

건국이념이자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은 고사(古史)이래 오늘날까지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기 위해’ 교육과 종교와 정치가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해 오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국회의 모습은 ‘국회 정상화 시급한데. 주말에도 전방위 여야 공방’이라는 뉴스 재목이 대변해 주고 있으며, 서로 ‘못 믿겠다’며 으르렁대고 있다.

초등학교 어린이회만도 못하다고 혹평해 보고 싶다.

'2021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민이 신뢰하는 정부기관 조사에서 국회는 34.4%의 신뢰도를 얻는 데 그쳐 최근 9년째 관련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믿을 수 없는 국회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며 같이 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났다’는 말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고 독일에서 3선을 한 앙겔라 마르켈 총리는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다.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하였다.

영·불간의 백년전쟁 시 칼레시가 몰살위기에 처해 있을 때에 6명의 지도자가 과감하게 시민을 위해 사형대로 나와 칼레시민 모두를 구한 것처럼 세상을 밝히는 등불은 아주 작은 불빛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가진 자의 의무를 상징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지’ 정신으로 희생과 나눔을 의무로 여긴다면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있으며 살맛나는 세상, 더욱 밝은 세상을 만들면서 살 수 있을 것이다.

함석헌 선생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글을 보면 《만만릿길 나서는 길 / 처자를 내맡기고 / 맘놓고 갈 만한 사람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탔던 배 꺼지는 순간 /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 ‘너만은 살아다오’ 할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칼렌시의 ‘노블레스 오블리지’와 함석헌 선생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를 음미해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불신의 국회’ ‘불안한 사회’ ‘피로한 사회’를 탈피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같이 가자’ ‘상생하자’ ‘화합하자’고 외친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아집이 문제이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my way를 달리고, 국회는 국회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따로따로 달리고, 사회는 제멋대로 달리고, ‘나’만 있고 ‘우리’는 없고, ‘경쟁’은 옆에 있고 ‘화합’은 멀리 있고’, ‘함께, 같이 가려는 이웃은 적고 내가 이겨야 할 경쟁 대상은 많고,’ 참으로 풀기 어려운 사회이다.

풀기 어려운 사회를 풀어야 할 사람은 국회의원들이고 국민 모두이다.

2014년 창작동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함께 걸어 좋은 길)의 가사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 크다.

《문구점을 지나고 장난감 집 지나서 / 학교 가는 길 / 너와 함께 가서 좋은 길 /……/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 손잡고 가는 길 / 너와 함께 걸어서 너무너무 좋은 길》

이 세상은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고 같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다.

우리 모두가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기 위해 ‘너와 함께 걸어서 너무너무 좋은 길’, ‘같이 가면 더욱 좋을 텐데’를 생각하며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즐겁고 행복한 날을 열어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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