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공전 국회.[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기공전 국회.[사진=국회사진기자단]

[충남일보 김인철 한내국 기자]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 채널이 재가동됨에 따라 국회 공전 장기화에 따른 정국 경색 상황에 극적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권성동·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3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동을 하고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국회의장 선출을 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한 상태며 여야 원내지도부가 이날 벼랑끝 담판에서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여야 간 합의가 결렬될 경우 4일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단독선출을 강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고 국민의힘은 결사 저지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여야 원내대표가 얼굴을 마주하고 협상에 임하는 것은 전반기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이자 여야 합의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했던 지난 5월29일이 마지막이었다. 이날로부터는 35일만, 국회 공백이 시작된 시점(5월30일)으로부터는 34일만의 만남이다.

입법기관의 공백이 이처럼 장기화된 데에는 그만큼 법사위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가 첨예했기 때문이다.

양당 원내수석이 한 달 넘게 실무협상에 임했지만 여전히 양당 사이엔 이견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여야가 가장 격렬하게 대치했던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 '야당의 양보로 여야 간 거리를 상당히 좁힌 만큼 여당이 결심할 차례'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나아가 체계·자구 심사권 조정은 차기 국회에서 시행할 수도 있다며 "국민의힘이 어떤 입장을 갖고 오는지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했다는 주장부터 "부도 처리하려던 어음을 겨우 갚는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삭제, 사개특위 정상화, 검수완박 소 취하 등 민주당의 요구 조건들을 모두 "억지"로 규정하고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나아가 민주당이 법사위 양보의 조건으로 '사개특위 구성 협조, 검수완박 관련 헌재 권한쟁의심판 취하'의 경우 국민의힘은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마주 앉는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합의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절충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의장 ㄷ나독선출에 나설 것이 예상된다.

행사 참석하는 여야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행사 참석하는 여야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당내에선 이날까지 열흘이라는 넉넉한 시한을 제시했고, 한 차례 본회의를 연기하고 권 원내대표의 귀국까지 기다려준 만큼 '할 만큼 했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동시에 당내 의원들을 대상으로 4일 국회 경내 비상대기령을 내리는 등 '결사항전'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원내 관계자는 "만일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저지할 수단이 없는 만큼 처절하게 짓밟히는 소수여당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극적 합의도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여야가 공히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회를 장기간 공백 상태로 두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담판 결과가 주목된다.

당장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임기 초반 국정과제를 입법적 측면에서 뒷받침 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국회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인 것도 긍정적이다.

쟁점은 사개특위로 여권내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달말로 예상되는 헌재 결정을 지켜본 뒤 그 구성과 개혁 의제 방향성을 추후에 재논의하는 형태로 합의하는 방안을 열어두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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