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의 징계심의가 7일로 다가오면서 당 내홍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그동안 침묵 모드를 지켜왔던 이준석 대표가 이날 윤핵관이 자신을 공격한 주체라고 지목하면서 계파 간 대립구도가 커지는 양상을 보인 것.

이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윤리위 징계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 보면 혁신위에 대한 공격도 그렇고 우크라이나 간 것도 무슨 제가 사적인 일정으로 간 것처럼 공격이 들어온다"며 "윤리위와 관계없이 어쨌든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세력 쪽에서 들어오는 게 명백하지 않느냐"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윤핵관' 그룹을 겨냥해 "칼을 빼 들고 달려오는 사람이랑 무슨 타협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사실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공격에 타협 지점이 어디 있느냐"면서 정면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위에서 공개 발언을 생략하고 소셜미디어(SNS)도 자제하는 등 '무음 모드'에 들어갔던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심사가 임박해오자 다시 포문을 열어 '윤핵관' 집중 타격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 대표 측은 이번 윤리위 징계 심의에 대해 '결과를 미리 가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선 징계 수위에 따른 대응 방안 수립과 상황 반전 카드 마련 등에 부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내 친윤(親尹)그룹은 윤리위 결정 전까지는 가급적 말을 아끼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긴장이 표면화되자 윤리위에 대해 문제를 삼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특보를 지낸 김정재 의원은 윤리위 활동에 대해 "법적 판단을 하는 데가 아니라 윤리적 부분에서 판단하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이나 성 상납 의혹과 관련된 정황적인 증거들이 제대로 모이면 그걸 토대로 아마 윤리적 차원에서 평가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신(新) 윤핵관'으로 꼽히는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회의에도 나오지 않았으며 페이스북에 "'안 했다. 물의 빚어 송구하다' 이 열 자의 말, 스스로가 확신을 가지고 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일을 대체 몇달 째인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공개 갈등을 노출중인 배 최고위원은 "횡설수설로 시간 흘려보내기에 이번 한 주는 그를 믿고 지지했던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아쉽고 또 가혹하지 않은가. 해야 할 말만 하시라"라고 꼬집었다.

이와는 반대의견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은 조해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와 같은 젊은 정치인, 당원, 유권자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대선, 지선에서 극적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며 "시행착오나 실수가 있다고 해서 이걸 아예 그냥 걷어내 버리고 배제해 버리면 당의 더 큰 손실"이라고 감쌌다.

조 의원은 윤리위 징계 심사에 대해 "철저하게 증거 위주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추측이나 설(說)로 전당대회에 선출된 당 대표에 대해서 징계를 내린다면 그건 굉장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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