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이잎새 기자] 정밀하고 절개가 작으며 회복이 빠르고 수혈이 필요 없다는 장점 때문에 로봇수술장비는 산부인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를 비롯해 외과 수술로 영역이 확대돼 정형외과 수술장비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인공관절의 소재와 수술도구, 수술기술 등이 꾸준히 발전하고 그에 따라 인공관절의 수명도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수술로 정확도를 한 단계 높이고 수술 후 통증을 줄여 환자 만족도를 더욱 높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충남일보는 로봇수술을 집도하는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정재균 진료원장을 만나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로봇인공관절 수술을 시도하게 된 계기는.
인공관절은 한번 시술하면 평생 쓴다는 생각으로 오차 없이 정확하게 수술해 가능한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인공관절수술도 90%에 달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나 수술 중 생길 수 있는 ㎜단위의 오차를 더욱 줄여 수술 성공률과 환자 만족도를 1%라도 더 높이기 위해 병원에서 로봇수술을 도입, 환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있다.
- 로봇을 활용하면 수술 정확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
외과수술에서 정확도와 성공률은 정확히 비례한다. 즉, 정확도가 높을수록 수술 성공률도 높아지므로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두 차례에 걸친 치밀한 사전 시뮬레이션이 정확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준다.
먼저 1차로 수술 전에 3D 기반의 CT를 이용해서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각도, 절삭범위 등을 계획하고 2차로 1차에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추가로 CT로 파악하기 어려운 무릎 인대의 균형, 근육의 상태 등 무릎의 주변 조직을 확인하면서 실제 환자의 다리를 구부리고 펴면서 다리 중심축의 변화를 정확한 수치로 확인해 오차를 최소화한다.
- 수술과정을 로봇이 주도하게 되니 집도의의 역할이 줄어들었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로봇이 수술을 진행한다고 생각할수 있는데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정확히 말하면 로봇의 도움을 받아 환자의 주치의가 직접 수술을 집도한다.
집도의가 로봇팔을 잡고 제어하며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중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술계획을 수정할 수 있으며 만약 사전 수술계획과 환자의 실제 환부 상태가 다를 경우라도 숙련된 의료진의 판단으로 수술 계획을 실시간으로 수정하고 수술 중 발생하는 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수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도와 풍부한 임상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 로봇인공관절수술의 장단점을 꼽자면?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가면서 인공관절이 잘 삽입될 수 있도록 뼈를 절삭하게 된다. 집도의가 로봇팔을 잡고 뼈를 절삭 하는데 이때 절삭범위를 벗어나면 경고와 함께 절삭기능이 멈추게 된다. 이로 인해 연부조직 손상을 막고 필요한 부위만 정확하게 절삭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집도의에게 큰 도움이 된다.
또 로봇수술은 다리 축 정렬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정확하게 맞추기 때문에 기존 인공관절 수술 시 다리 축 정렬을 맞추기 위해 뼈에 구멍을 내 수술 기구를 삽입하는 과정이 생략돼 출혈량을 줄일 수 있다.
수술 중 출혈량 감소는 수술 후 통증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환자가 보다 빨리 재활을 할 수 있도록 해 회복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관절기능을 더욱 빨리 정상화시킬 수 있다.
다만 로봇수술은 일부분이 비급여로 진행돼 환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추가비용이 발생하며, 수술 전 사전 정보와 실제 관절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 때문에 수술 시간이 10~20분 정도 더 소요된다.
- 무릎관절염 환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한마디 부탁드리겠다.
가능한 본인의 관절을 오래 쓰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자신의 관절 상태보다 무리해서 쓰게 되면 퇴행 속도가 빨라지므로 아껴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관절을 아껴 쓴다며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차라리 쪼그려앉기나 양반다리 등 무릎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하지 않고 평소 허벅지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붓고 아프면 치료가 필요한데 절대 미뤄서는 안 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말이 있듯이 전문의와 상담해서 본인의 무릎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제때에 받는 것이 내 무릎을 오래 쓸 수 있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