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휴가철 대전역 대합실 모습. (사진=윤근호 기자)
8일 오후 휴가철 대전역 대합실 모습. (사진=윤근호 기자)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휴가철을 맞은 시민들이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휴가계획에 혼선을 빚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를 피해 휴가를 떠날 채비 중인 피서객 일부는 기상청의 날씨예보를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휴가를 취소했다는 이모 씨는 “7월에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위약금을 물고 숙소 예약을 취소했었다. 결국 태풍이 소멸되면서 휴가도 의미 없이 함께 사라졌다”며 “요즘도 매일 우산을 챙겨 나가는데 비가 안 와서 괜히 우산을 들고 다닌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표적인 휴가지인 해수욕장과 계곡 등으로 향하는 피서객들은 기상 상황을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 무더위를 피해 바다와 계곡을 찾지만 기상 여건이 맞지 않으면 시간을 내서 방문한 휴가지에서 허탕만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핑과 스킨스쿠버, 제트스키, 카누 등 인기를 누리고 있는 수상 레포츠 역시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이 중단된다. 이에 예보에 없던 비로 인해 여행에 차질을 겪은 경우도 있다.

7월에 강원도로 휴가를 떠났던 김모 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강원도로 서핑을 다녀왔는데 예보에 없던 비가 내려서 곤혹스러웠다”며 “이틀 동안 한 시간 정도만 서핑을 탈 수 있어 아쉬웠다. 비가 내리는 것 정도는 맞춰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휴가지 선정에 혼란을 겪던 한 시민은 날씨 예보가 틀리길 바라며 숙소를 예약하기도 했다.

광복절 주에 휴가를 계획 중인 한 시민은 “그저께도 비가 온다더니 결국 안 왔다. 요즘 일기예보도 맞지 않고 날씨도 종잡을 수 없다”며 “이번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 소식이 있지만 예보가 틀리길 바라며 무작정 숙소를 예약해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기상청은 과거에 없던 극한 기상현상의 발생으로 예보 난이도가 증가했고 사고의 가능성이 있는 현장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지만 과잉예보의 부득이함을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이상 기후 현상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 각종 현장에서 사고의 위험을 염두에 두고 발생하는 피해를 막는 게 우선이기에 과잉예보가 불가피하다”며 “기후위기 대응과 위험 기상 집중감시 체계를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금주 11일 목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비가 오겠다.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수축 정도에 따라 강수구역과 강수량의 변동성이 크겠으니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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