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류광수 이사장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은 ESG경영이라는 변화의 흐름을 타고 환경, 사회, 투명경영이라는 파도와 함께 전진하고 있으며, 그 파동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쳐 대기업부터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전 세계적 변화의 흐름은 또 한번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바로 생물다양성 보전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2020~2022)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인류가 맞이할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로 생물다양성 손실과 자연자원 위기를 꼽았다.

이에 발맞춰 국제사회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생태계 위기는 곧 재무위기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자연 자본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NFD)가 출범(2021.6월)하였으며, 자본의 흐름이 생물다양성을 보전·복원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2023년까지 자연과 관련된 위험을 보고하는 프레임워크를 공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K-ESG 가이드라인에 환경경영 목표 관련 핵심이슈로 산림 및 토양복원, 생물다양성 증진이 포함되었으며, 환경부 K-그린 택소노미의 6대 환경 목표 중 하나로 생물다양성 보전이 선정되었다.

기후변화로 야기된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응 수단을 마련하는 것으로 국내외 ESG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도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환경(E) 부문에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응하여 산림생물자원을 활용한 탄소 저감과 도시정원을 통한 탄소흡수원 확충 등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멸종위기 고산침엽수 보전원 조성 등 민간협력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산림생물자원 보전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산림생물자원의 연구 및 자생식물을 활용한 정원 소재 발굴을 통해 친환경 기술 및 소재의 개발·확산을 촉진하고 우리 자생식물의 자원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사회(S) 측면에서는 수목원·정원 통해 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전 및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산림생물을 활용한 환경교육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대국민 반려식물 나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사회 및 민간영역에 자생식물을 보급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실천적 노력들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수목원·정원 업(業)에 기반을 둔 일자리를 발굴하여 확산하고, 지역사회와 공·사립수목원 등과 협업을 통해 사회적 책임 실현 및 상생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한수정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구상나무 숲 조성 사업(’21 ~ ’30년)은 민간기업인 유한킴벌리와 10년이라는 장기적 관점으로 보전원 조성이 진행되고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만 살고있는 구상나무 종자를 지역별로 수집하여 5㏊(≒축구장 7개)에 달하는 대규모 구상나무 대피소 조성을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숲 조성을 통한 환경적 기여 및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은 기업의 중요한 ESG경영 활동이 될 것이다. 문제는 실천의 방향과 방법이다. 한수정은 산림생물자원을 보전하고 자원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기업들의 ESG경영을 지원하고, 실천적 사업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한수정에서 추진하고 있는 멸종위기 고산침엽수 보전 사업, 자생식물 확산을 위한 반려식물 나눔 사업, 탄소중립을 위한 도시정원 조성 사업 등은 민간기업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한수정이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대표적인 ESG사업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업에서는 기업 본질에 기반한 기술 및 재정지원 등을 통해 한수정과 함께 ESG사업들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확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정책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기획하는 공공기관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ESG경영을 추진하는 기업이 힘을 합칠 때, 기업은 ESG경영 목표를 달성하고 공공기관은 지역 문제부터 기후위기,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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