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침수피해가 있었던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사진=윤근호 기자)
2020년 침수피해가 있었던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사진=윤근호 기자)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시간당 3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중부지방을 휩쓸며 서울 도심지와 수도권 일부에 침수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9일 오후 기상청은 대전과 세종, 충남에 호우 예비특보를 발표했다. 정체 전선이 지나며 예상 강수량 100~300㎜의 많은 비가 10~11일 내릴 것으로 예고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자연재해 청청지역으로 일컫던 대전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다. 지난 2020년 7월, 대전에 시간당 80㎜에 이르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서구 정림동 일대가 침수됐다.

특히 집중호우로 사망자까지 발생하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는 폭우 당시 산지에서 흘러 내려온 다량의 물이, 10여년 이상 청소되지 않고 방치돼 꽉 막힌 배수로를 통과하지 못해 빗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며 피해를 증가시켰다.

재작년 침수피해로 대전지역에 약 730건의 피해가 발생했고, 정림동 일대의 고립된 주민 130여명이 구조되고 주차된 차량 100여대가 침수됐다. 이 수해로 배수 관련 위험 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토사와 폐기물이 청소기 전과 후의 배수로. (사진=윤근호 기자)
토사와 폐기물이 청소기 전과 후의 배수로. (사진=윤근호 기자)

9일 코스모스 아파트 외벽 옆 산책로의 우수박스와 배수로에는 지난 수해 당시 가득 채우던 토사와 폐기물이 말끔히 치워진 상태로 확인됐다.

또한 유입수 대부분을 차지하던 인근 야산에서 도로를 통해 유입되는 빗물을 차단하는 차단벽이 설치됐고 빗물로 인해 무너졌던 외벽도 복구됐다.

코스모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주민들은 서구청이 배수로 관리의 의지가 있었다면 피해가 없었을 거라며 수해가 일어난 이후의 보수 조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배수로가 18년 동안 방치돼 일어난 사고였다. 당시 사망자도 나오고 여러모로 답답하고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장우 시장이 7월에 방문해서 재해를 일으킬 요인 확인을 지시했고 전문가들이 오늘도 점검을 다녀갔다”며 “그나마 대전 시장과 구청장이 교체되며 관심을 가져주기 시작해 다행”이라고 전했다.

대전시와 서구는 집중호우를 대비해 자연재해 취약지역인 코스모스 아파트를 방문해 배수로와 차수시설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서구 건설과 관계자는 “2020년 수해 당시 응급복구와 항구복구, 피해지원금 지원 등 여러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며 “현재 노후 하수관로 등을 대대적으로 개량하는 재해예방사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9월에 근본적 해결을 위해 펌프장을 착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 서구는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정림동 일대를 ‘정림동 자연재해 위험개선지구’로 선정해 오는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약 420억원을 투입해 배수펌프장과 노후 하수관로 등을 개량하는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빗물에 무너졌던 복구된 외벽과 야산의 빗물을 차단하는 차단벽. (사진=윤근호 기자)
빗물에 무너졌던 복구된 외벽과 야산의 빗물을 차단하는 차단벽. (사진=윤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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