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투연구소 소장 한기택
                                           한국화투연구소 소장 한기택

 

 

 

 

 

올해가 광복 77주년과 경술국치 112주년이 되는 날이고 왜색화투가 들어온 지 일 백여 년이 되는 해이다.

화투가 일본에서 건너온 놀이카드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화투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어온 시기는 조선 시대 말기인 1800년 후반이라고도 하며, 그 후 일제강점기 때 일제가 황민화 정책의 하나로 당시 조선민들에게 의도적으로 전파했다는 설이 있으나 화투를 강력하게 보급한 때는 일제강점기 때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화투가 들어온 것은 길게는 200년, 짧게는 100년 이상이 되었다고 추정된다.

화투에 숨어 있는 일본 문화를 살펴보면 일제가 국민정신 해이 정책, 황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 땅에 의도적으로 화투를 침투시켰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런데에도 한국 사람 놀이 1번 고스톱이 되어 전국에 만연되고 있어서 아쉬움인 많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일본 인구의 5% 정도만 화투를 즐기고 있으며 일본에 화투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화투는 일본 문화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투의 여기저기에 일본 문화가 숨어 있다.

고스톱을 칠 때나 육백을 칠 때 가장 좋아하는 것은 국진 10끗이다. 국진 10끗이 들어오면 빠이, 대포, 쌍피, 피가 4장, 동신당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만든 이유는 국화가 일본 황실의 상징 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다.

이 국화를 16 문양으로 만들어 일본의 황실기, 욱일기에도 사용되었고 16 문양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앞을 비롯하여 일본의 여권, 심지어 일본의 군함과 소총에까지 이 문양이 들어 있다.

이쯤 되면 황실의 꽃인 국진의 위력이 대단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국진 10끗은 화투를 칠 때에 황권(皇權)을 주어 일본 황실을 좋아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다음으로 오동은 오동광, 송동월, 쌍피, 동신당, 오동만 피가 4장이기 때문이다. 일본사람들이 화투를 이렇게 만든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화투의 오동 그림은 일본의 왕보다도 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었던 막부(幕府)의 쇼군을 상징하는 문양이다. 지금도 일본 정부나 국·공립학교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 화폐의 500엔(¥)과 1전(錢)짜리 주화에 오동잎이 도안으로 들어 있다.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은 비이다. 비를 좋아하는 이유는 비는 비죠리, 잡는 기능, 비 일광, 칠띠, 쌍피, 동신당, 모두 6개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비 10끗을 쌍피로 쓰고 있다.

12월의 비 20끗 그림에서 갓을 쓴 사람은 일본의 서예가 오노도후의 성공 일화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한국에는 12월에 비가 오지 않고 개구리는 동면(冬眠) 중이고 제비는 강남에 가 있고 버드나무에는 잎이 없는데 12월의 화투 그림에는 개구리와 버드나무 잎과 제비와 우산이 그려져 있다.

12월 화투가 한국에는 맞지 않는 그림이지만 일본에서는 비 화투가 11월 화투이고 오노노도후의 사는 곳이 일본의 남쪽으로 비도 오고 태풍도 있는 지역으로 일본에서는 맞는 그림이다.

화투 놀이를 할 때에 쓰는 말이 고도리, 비죠리, 사쿠라, 소당, 기리, 이누시카조 등 일본 말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 사람들이 화투를 제일 좋아하지만 왜색화투 속에 숨어 있는 일본 문화와 황민화 정책의 숨은 뜻을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조국은 광복된 지 77년이 지났지만 놀이카드(화투)는 지금도 국치(國恥) 중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 순간도 우리들은 은연중에 일본문화에 빠져들고 있으며 아직도 황민화 정책의 굴레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광복 77주년과 경술국치 112주년을 맞아 왜색화투와 화투 속에 숨어 있는 일본 문화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며, 화투를 만드는 사람들이 한국을 중심으로 한 한국 화투를 만들기를 기원하고, 왜색화투 몰아내세 국민운동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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