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유성경찰서 시민청문관 정헌영.
대전유성경찰서 시민청문관 정헌영.

누군가 나에게 “청렴이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아도 청렴이라는 뜻은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딱히 어떤 정의나 풀이로 간단히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청렴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모르는 것도 아니다. 도덕성이나 청렴성에 대해서는 민간, 공공 구분없이 모두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마디로 청렴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청렴이라는 가치는 모호하고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포괄적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법령을 위반하거나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것, 공공기관의 예산을 유용하지 않는 것, 금품수수나 부정 청탁을 받지 않는 것, 이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청렴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직자에게는 단순히 부패 행위를 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더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 수준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선 엄격한 제도가 필요하다. 제도를 통해 부패를 예방하고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다.

러시아 속담에 “믿되 검증하라”는 말이 있다. 청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맹목적인 믿음은 부패를 낳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다. 끊임없이 확인하고 검증해야 부패를 멀리하고 청렴을 가까이 할 수 있다.

검증하는 것을 의심하는 것이라 치부해서는 안 된다. 믿기 위한 근거를 찾는 행위이다. 믿기 때문에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믿고 신뢰한다.

청렴의 본질적 가치나 중요성은 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지만, 국민이 공직자에게 기대하는 청렴의 덕목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불친절, 업무태만, 소극적 업무처리까지도 청렴하지 않은 자세라 생각하기에 청렴의 범위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대전유성경찰서는 지난 7월, 시민청문관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시민청문관 제도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반부패 자정 활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경찰청에서 2019년부터 도입해 추진 중인 제도다.

경찰 특성과 현장에 맞는 반부패 교육과 청렴홍보, 경찰활동 참여, 불합리한 제도 개선 등 시민의 눈높이에서 부패요인을 진단하고 개선하는 업무가 시민청문관의 주 역할이다.

때문에 시민청문관은 국민의 시각과 입장을 반영하고 경찰활동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제고하여 시민과 경찰의 간극을 줄여 나가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시민청문관 제도는 경찰조직 전반에 청렴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획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청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부패하지 않음을 넘어서 시대에 맞는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업무에 책임감을 높여야 한다. 공정성과 전문성도 키워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지지하고 그 지지로 인해 외압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청렴 선진국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이 시기에 공직자가 가져야 할 시대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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