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조서정 기자] 강원도 정선 덕산기 계곡 ‘숲속책방’ 주인장인 강기희 소설가가 첫 소설집『양아치가 죽었다』를 달아실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강기희 작가는 소설집 출간 소식과 함께 오는 9월2일 춘천 중도선착장 앞 ‘노트 5’에서 6시30분에 출판기념회를 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번 소설집에는 강기희 작가가 지금까지 발표했던 단편 중에서 강기희 소설의 특징을 담은 작품 8편「북소리」,「내 이름은 투사」,「돈의 행방」, 「양아치」, 「아우라지」, 「잠시 비가 그쳤던 날의 說」, 「시인이 죽은 사회」, 「구만봉 약전」이 실렸다.

강기희 작가는 소설집 출간 소감에서 “소설가로 살아온 지 스무 해가 넘었어도 소설집을 펴내긴 처음”이라며 “단편보다는 호흡이 긴 장편소설 집필에 몰두한 탓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언젠간 단편을 소설집으로 묶어야지 생각만 하던 중이었다. 막연히 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몸에 덜컥 병이 왔고,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었다. 서둘러 원고를 모은 나는 고명철 교수에게 평을 부탁하곤 출판사로 원고를 보냈다”면서 “그간 소설가로 살아오면서 상금이 있는 공모 문학상도 받고 지금껏 여러 작품을 냈으니 작가로서의 삶은 나름 괜찮았다. 지난 유월엔 시집도 한 권 출간했으니 소설집만 출간하면 문학인로서 할 짓은 다한 셈”이라고 작가로서의 삶을 자평했다.

이번 소설집에 해설을 쓴 고명철 평론가는 “강원 정선 지역의 역사문화 및 경제사회의 맥락과 현실에 대한 서사적 긴장을 유지하면서 그의 글쓰기가 게을리 할 수 없는 산문정신을 벼리고 있다”며 “강기희의 문학에서 신생을 향한 간절하고 치열한 서사로 한층 다가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강기희 작가는 지난해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그러니까 어쩌면 이번 소설집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집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필이면,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기라도 하듯 제목까지 “양아치가 죽었다”로 정했을까. 그의 건강을 염려하며 물었더니, 그는 아직 끄떡없다며 걱정하지 말란다. 아직 쓸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좀 더 살아야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양아치는 죽었지만 강기희 작가는 좀 더 오래 살아서 더 많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강기희 작가가 운영하고 있는 덕산기 숲속책방은 깊은 계곡물을 건너서 겨우 찾아갈 수 있는 오지 중에 오지인 덕산기에 위치해 있다. 근래 숲속책방이 방송 촬영지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책방 오픈 몇 년 만에 전국 각지에서 숲속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강기희 작가는 “전국에서 온 걸음들이라 고맙고 반가웠다. 도시의 책방이 하나둘 사라지는 시절이라 더욱 그러했다. 책방이 문을 닫는 시대에 책방을 찾아 천리 길을 달려온 이들이 있어 고마웠다. 정선 여행 중 지나가다가 들르는 게 아니라 책방이 목표였기에 더 고마웠다”며 “그동안 책방에서 내 첫 소설을 읽었다는 독자도 우연히 만났고, 작가가 되겠다며 한 수 지도를 청하는 어린 여학생도 만났다. 칠순 할머니께서 고등학생 손자를 데리고 와선 좋은 글귀를 써달라며 사인을 청할 땐 묘한 감정이 일기도 했고, 책에 저자 사인을 하면서 나눈 이야기들은 문학 강의에 가까웠지만 다들 좋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첩첩 물첩첩인 아라리의 고장 정선에, 한국의 네팔이자 대한민국 최고 오지 마을인 덕산기에 탯줄을 묻은 작가로서 내가 할 일은 거의 다 한 것 같다. 그동안 문학의 이름으로 잘 놀았고, 행복했다”고 감회를 밝혔다.

강기희 작가는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강원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문학21』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장편소설로 『아담과 아담 이브와 이브』(1999),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1999), 『은옥이 1, 2』(2001), 『도둑고양이』(2001), 『개 같은 인생들』(2006), 『연산-대왕을 꿈꾼 조선의 왕』(2012), 『원숭이 그림자』(2016), 『위험한 특종-김달삼 찾기』(2018), 『연산의 아들, 이황』(2020), 『이번 청춘은 망했다』(2020)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으로는 『우린 더 뜨거워질 수 있었다』(2022)를 출간했다

한국 최초 전자책 전문업체인 바로북닷컴이 주최한 ‘5000만원 고료 제1회 디지털문학대상(수상작 『도둑고양이』)을 수상하였고, 2018년 레드 어워드상(수상작 『위험한 특종』)을 수상하였다. 200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업작가 창작기금을,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민족작가연합 상임대표로 활동 중이며 한국작가회의 이사를 역임했다.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 오지 마을인 정선 덕산기계곡에서 창작 활동과 함께 ‘숲속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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