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이잎새 기자] 최근 3년간 대전 공립 중등 영어 신규 교원의 채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통보한 2023학년도 교원정원 2차 가배정 자료에 따르면, 대전은 유치원 3명, 초등학교 117명, 중·고등학교 157명 등 277명이 감축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교원정원 감축은 유초중고 학생 수가 2012년 738만4000여명에서 2022년 587만9000여명으로 최근 10년간 150만여명이나 줄어들었다면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문제는 교·사대 정원은 10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데 교원정원은 계속 줄어 ‘임용 절벽’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2021~2023년(사전예고) 대전 유·초 신규교원 임용현황. (사진제공=전교조 대전지부)
2021~2023년(사전예고) 대전 유·초 신규교원 임용현황. (사진제공=전교조 대전지부)

대전교육청 누리집에 공고된 바, 공립 유치원 신규 교원은 2021년에 7명을 뽑았다가 올해 2명을 선발했고, 내년에도 동일한 인원을 뽑게 된다.

초등 신규 교원은 2021년 20명, 2022년 12명, 2023년 10명으로 계속 채용 규모가 줄어들었다.

유·초·특수는 감소 폭이 더 크다. 2021년에는 23명을 선발했으나 2022년에 18명으로 5명이 줄었고, 2023년에는 4명으로 77.8%나 줄었다.

또한 공립 중등 영어 교과는 최근 3년간 신규 교원 채용이 없었다.

확정 모집인원 공고를 앞두고 있지만, 2020학년도에 2명을 뽑은 게 전부였고 그 이후에는 단 한 명도 신규 교사 충원이 없었다.

이외에도 2021년 6명을 뽑은 국어 교과는 2022년, 2023년 두 해 연속 1명 선발에서 그치고, 올해 13명을 뽑은 중등 특수교사는 내년도에 1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2021~2023년(사전예고) 대전 공립 중등 5개 교과 신규교원 임용 현황. (사진제공=전교조 대전지부)
2021~2023년(사전예고) 대전 공립 중등 5개 교과 신규교원 임용 현황. (사진제공=전교조 대전지부)

국·수·영·사·과 5개 과목을 포함한 신규 교과 교사는 최근 3년간 57명→51명→41명 등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다인원을 선발했던 특수, 보건, 영양, 사서, 상담 등 비교과 교사도 올해 82명에서 내년에는 18명으로 대폭 감축될 예정이다.

이에 전교조 대전지부는 같은날 입장을 내고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가파르다지만 학급수가 늘고 있고 과밀학급 해소 요구가 거센 상황”이라면서 “지역에서 신규 교사 충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예비교사들은 어쩔 수 없이 경기도 등 타 시도 임용시험에 원서를 내거나 사립학교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전의 사립학교는 2021학년도에 대신고, 명석고, 호수돈여고에 각 1명씩 총 3명을, 2022학년도에 동방고, 보문고, 서일고, 명석고, 청란고 등에서 7명의 영어 교사를 채용했다.

다만, 사립학교의 경우 1차 시험에 합격하면 5배수 안에 들게 된 뒤 2차 수업 평가와 3차 면접을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채용이 되기 때문에 정교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비교적 복잡하다. 

이에 교·사대 졸업생들이 기간제교사나 강사 자리를 알아보거나 사교육 시장으로 유출되면서 사교육 의존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교조는 “정부가 OECD 기준에 맞게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 교육의 질을 높이고, 과밀학급 해소와 기초학력 보장 등을 위해 교원정원을 늘려야 한다”며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수립할 때 총 학생수 감소 추세만 반영할 게 아니라, 미래 교육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현재의 교원정책에 대해 “공립학교 교원이 줄어들면 공교육 수요는 더욱 줄고 사교육 의존율만 높아지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저출생 현상은 심화할 것이고, 그로 인한 교원정원 감축이 불가피해 악순환은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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