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전 유성구의 인도에 은행 열매가 떨어져 있다. (사진=윤근호 기자)
22일 대전 유성구의 인도에 은행 열매가 떨어져 있다. (사진=윤근호 기자)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가을만 되면 은행 때문에 괴로워서 살 수가 없어요. 발로 밟기라도 하면 신발 밑창에서 하루 종일 냄새가 난다”

인도 위 악취를 풍기는 은행 열매 때문에 대전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대전시의 전체 가로수 중 가장 많은 2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처럼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많이 쓰이는 데는 껍질이 두꺼워 병충해에 강하고 불에 잘 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나무는 가을에 노랗게 물든 단풍으로 인해 도시미관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장점 때문에 전국 곳곳의 지자체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중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시 가로수 총 14만1429그루 중 은행나무가 3만5786그루, 이팝나무 3만1011그루, 벚나무 2만6060그루, 느티나무 1만468그루, 버즘나무 9921그루와 기타 2만8183그루 등이다. 대전시 역시 은행나무가 가장 많이 식재돼있다.

하지만 가로수에 심긴 은행나무에서 은행 열매가 낙과해 지나는 사람이나 차량이 열매를 밟을 때 열매에서 악취가 발생해 시민에게 불쾌감을 준다. 또한 시간이 경과하면 바닥에 들러붙어 검게 오염되며 미관에도 좋지 않은 문제가 매년 발생한다.

이에 경기, 대구, 광주 등에서는 은행나무에 수거망을 설치해 열매가 도로에 낙과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지만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대전시는 수거망 설치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기에, 자체 인력을 활용해 포크레인 등의 장비를 이용해 열매를 털어내, 낙과하기 전 조기에 열매를 채취한다. 그리고 도심권 상가지역 등 통행량이 많은 지역을 우선으로 가지치기를 실시해 열매 결실률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은행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로 교체하는 ‘은행나무 바꿔심기’ 사업을 실시 중이다. 현재 대전시 약 3만5000그루의 은행나무 중 암나무는 1만여그루다.

현재 대전시에서 진행 중인 수나무 교체사업으로 2016년부터 작년까지 4750그루의 암나무가 교체됐다. 특히 작년에만 1555그루의 암나무가 수나무로 교체되며 약 15%의 암나무가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은행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이 느리다. 또한 가을 단풍이 보기 좋은 장점이 있어 식재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시민들이 은행 열매로 악취 등의 불편함을 겪는 점을 인지하고, 일부 나무에 대해서 매년 수나무로 교체를 시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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