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8월 개업공인중개사 현황(자료=한국공인중개사협회)
2022년 7~8월 개업공인중개사 현황(자료=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남일보 김태진 기자] "부동산 중개사무소 양도합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아파트를 주로 거래하는 대전세종충남 부동산 중개사무소들이 잇달아 폐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의 협회 소속 공인중개업소 중 994곳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935곳에 비해 6.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아파트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세종에서는 8월 부동산 중개사무소 14곳이 폐업, 전월(11곳) 대비 27.2% 증가했다.

대전과 충남은 20곳, 22곳이 각각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월 28곳, 25곳에 비해 감소한 것이지만, 강원(14곳), 전북(16곳), 전남(15곳), 제주(12곳) 등 7대 특광역시 중 4곳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공인중개사 수도 8월 11만8888명으로, 전월(11만8917명) 대비 소폭 감소했다. 8월 31일 기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소속 공인중개사는 대전 3252명, 세종 1294명, 충남 4069명이다.

전국의 주택시장이 하락 국면으로 전환되고, 매도 물량에 비해 매수자가 턱 없이 부족해 매수심리가 위축돼 '거래 절벽'이 계속되면서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된다. 

NH투자증권 WM지원부의 '하반기 이후 주요 이슈 점검 및 시장 전망' 부동산 보고서를 보면 올 하반기 집값이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집값 하락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매수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 보고서는 국내 주택 시장이 하락 국면으로 전환됐고, 전세의 월세화, 거래량 급감을 집값 하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금리와 정책 심리를 꼽았다.

연말까지 한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런 매수심리가 회복되긴 힘들어 보인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을 보면 9월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21.9로, 2008년 12월(21.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전은 12.8로 주택매수심리가 전국 평균에 비해 많이 위축된 모습이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이내이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음'을,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중개사무소 매매(양도)(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 캡처)
중개사무소 매매(양도)(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 캡처)

이런 현상을 대변하듯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에는 대전 지역에서 운영 중인 중개사무소를 양도 또는 임대한다는 제목의 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8~9월 대덕구 송촌동과 법동, 동구 홍도동과 천동, 유성구 장대동과 신성동, 서구 복수동, 중구 선화동의 부동산 중개사무소 8곳이 양도와 임대 매물로 나왔다.

지역의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20년 넘게 공인중개사를 해왔지만 올해처럼 거래가 안되는 시절은 겪어 본 적이 없다"며 "올해 초부터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그만 두려고 셀 수없이 고민을 해왔다. 아파트 거래는 한 달에 한 건도 하기 힘들다. 빌라와 원룸 거래로 겨우 사무소 월세를 내고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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