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조서정 기자] 김사윤 시인과 박경주 작가가 공동 출간한 에세이집『다시 내릴 비』가 책엔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속엔 김사윤 시인의 시에 박경주 작가의 산문이 컬레버레이션된 작품 23부작이 실려 있다.

책 속에 담긴 글들은 사랑, 이별, 기억, 청춘, 관계, 가족, 친구 등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만나게 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시처럼 비처럼 독자들의 가슴에 살며시 스며든다. 그러면서 바쁜 독자들의 걸음을 잠시 멈춰 세워 괜찮아! 조금 쉬면서 여유를 가져보라고 속삭인다.

연인만이 아니라 친구, 가족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와 산문 23장 99편을 이 한 권의 책에 꾹꾹 눌러 담았다. 일상을 특별하게 맞이하고픈 독자들이 눈 여겨보면 좋을것 같다.

봄이면

분홍 벚꽃 비를 함께 맞기로 하자

몽환적이고 따사로움을 흠씬 느끼며

술잔에 벚꽃 잎 한 장 하느작 띄워

살짝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봄날이 깊어 가면 밤 산책 시간도 길어질 거야.

강도 높은 운동을 몇 년째 하고 있어요. 하면서도 너무 고통스러울 때는 여긴 어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그냥 편하게 살면 안 되나? 뭐 때문에? 란 의문이 생겨요.

어제도 그랬어요. 빈약하기 그지없는 팔 힘으로 뻗대며 플랭크를 하고 있는데 도저히 못 버틸 즈음 “30초 더!”를 외치는 코치 샘의 미소가 아수라 백작같이 보였어요....

일본 영화 <심야식당>처럼 밤 12시면 문을 여는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제고 잠 안 오는 밤, 혼자라도 스스럼없이 들어가 비집고 앉아 밥이고 술이고 마음 편히 먹고 올 수 있는 그 런 식당….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자연스레 눈인사를 건네도 좋구요...

독거노인의 휑한 눈빛에서 죽은 시간을 봅니다. 남루한 세간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지독한 고독과 육신의 아픔보다 더 절절한 외로움이 주저하는 눈동자에 침잠되어 검게 덩어리져 보입니다. 그 고독과 외로움이 내게 전염될까 많이도 했던 외면은 그런다고 행복하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보듬지도 못한 채 어쭙잖은 송구함만 한 짐 얹어들고 주절거립니다.

그래서 봄이 시급하다고… 그에게도 나에게도.

-책속에서

공동 저자 중 한 사람인 김사윤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세상의 온갖 생채기들과 협잡(挾雜)의 자국들을 바다로 씻어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곁에 한 사람만 있어도 외롭지 않다. ‘그 사람’ 같은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읽고 쓰며 살아왔다. 읽으며 미소 지어지는 행복한 책을 만들고 싶었다. 산문과 시를 함께 실어 독자들로 하여금 따뜻한 울림을 주는 책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소중히 담았다. 마지막 장까지 살뜰히 읽고 다시 또 읽히는 책이길 소망한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김사윤 시인은 <자유문예> 등단. 매일신문, 대구신문 필진. 후백 황금찬문학상 수상. 문화체육관광부 영남권 멘토. 시집 <나 스스로 무너져> <내가 부르는 남들의 노래> <돼지와 각설탕> <가랑잎 별이 지다> <여자, 새벽걸음> <ㄱ이 ㄴ에게>, 산문집 <시시비비>을 발표했다.

공동저자인 박경주 작가는 나우누리, 천리안이 유행하던 시절 포털 웹 사이트에서 콩트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시나리오 작가, 구성 작가, 논술 교사로 나름 행복한 글지기로 살고 있다. 앞으로도 글을 읽고 쓰며 사는 것이 꿈이라는 박경주 작가는 현재는 전문예술법인 지트리아트 마케팅 이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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